연중 31주간 화요일. 로마 12,5-16;루카 14,15-24
제 말씀을 듣고 웃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얼마 전부터 ‘은퇴준비’ 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라는 것은 닥쳐서 하는 게 아니지요. 힘 있을 때 슬슬 해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요리입니다. 아직은 식복사를 구할 수 있지만 제가 늙어지면 아마도 구하기 힘들 겁니다. 비용도 비쌀 것이니까요. 요리 레시피를 구하면서 해보고요. 몇 개 연수를 통해 요리 학원도 다녀봤습니다. 물론 남에게 선보일 만한 것은 아닙니다.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이지, 남에게 보여줄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요. 요즘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요리책도 한 사람이 먹을 수 있게 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한 사람이 먹건, 한 식구가 먹건, 재료는 다 필요하지요. 그러면서 식칼을 사용하면 느낍니다. 칼을 써보셔서 아시지만 날이 무디거나, 썰 때 잡아 뜯기는 느낌이 나면, 요리 할 맛이 나지 않던데요. 이처럼 식칼은 항상 날이 서야 하듯이, 어떻게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도구를 평소 잘 갈고 연마해 왔는가? 아니면 그냥 무뎌지도록 내버려두었는가? 하는 질문이 던져집니다.
오늘 복음이 그런 내용입니다.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하늘나라의 잔치가 선포되었지만, ‘누구는 밭을 갈아야 한다. 누구는 소를 샀으니 부려봐야한다. 장가를 들었다’ 면서 초대에 응하지 않습니다. 이에 주인은 이렇게 말하지요.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차게 하여라” 결국 원래 초대받은 사람은 못 들어갑니다. 자기가 거부했으니까요. 이런 것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원래 나는 초대받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이를 거절하면서 처음에 받았던 초대장은 쓰레기가 되었고, 당장 중요하다 여긴 것을 선택하면서, 내가 받아야만 했던 나의 권리는, 결국 남에게 넘어갔다’ 는 점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사연이 있고 사정은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 지나서도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일까?’ 는 또 다른 문제인데요.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우리 상태를 보면 더 선한 것보다는 당장의 것에 집착을 많이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지요. 칼 갈고, 날 세우고, 준비를 하려면, 항시 맨 먼저 해야 할 것을 떠올려야만 합니다. 그래야 내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린 흔들리지 않으려고, 내 권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믿습니다. 과연 여러분의 믿음이 그렇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