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탈출 16,2-15;에페 4,17-24;요한 6,24-35
계속되는 더위를 잘 견디고 계십니까? 폭염으로 인해 목숨까지 위협받는 요즘입니다. ‘과연 이 여름의 끝은 있는가?’ 싶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인데요. 저는 이러한 시기를 맞이하면서, 주님이 주신 말씀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우리가 겪는 고통이 그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게 이집트를 탈출했던 모세에게 사람들은 불평을 터뜨립니다. “당신들은 이 광야에서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왔소?” 지금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예신분에서 벗어났지만 불평이 가득합니다. 왜냐하면 당장 닥치는 것들이 어려우니까요. 예전에는 비록 노예였어도 밥은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되었지만, 기본적인 끼니 걱정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들에게는 힘겨운 나날이 필요했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세대 사람들이 구원의 땅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세대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으니까요. 이런 성경을 읽어야 하는 우리에게도 그리 달갑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힘겨움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의 더위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가 걱정하는 경제적인 문제부터, 각자의 일상에서 만나야 하는 직장문제, 주머니 사정, 항상 불안한 가족의 건강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문제는 풀리지 않는데 우린 무엇을 보고,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떠실지 모르지만 저도 나름의 고충을 겪습니다. ‘교우들에게 무엇을 전해줘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요한 비안네 신부님이 당신 일기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나는 신자들의 영신사정을 생각하느라 밤에도 잠을 잘 이룰 수 없다.” 고요. 마찬가지로 저도 비슷합니다. 일단 교적수보다 나오시는 분만 나오십니다. 그나마 매 주 나오시는 열심하시다는 교우분들의 내부사정도 그리 밝지만도 않습니다. 같은 단체원끼리도, 그다지 살가운 기운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고요. 이미 면담을 통해 수 많은 이야기를 접합니다. 게다가 이것을 제가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저를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럴 때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런 문제에 봉착하면, 다들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 경험, 또는 남에게 들은 것에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린 주님의 자녀이기에 오늘 말씀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갑자기 빵을 말씀드리니 이상하십니까? 그럼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독서에 “나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에게 일러라. 너희가 저녁 어스름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양식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화답송 후렴에 이렇게 나오잖습니까? “주님은 하늘의 양식을 주셨네” 이제 풀어서 설명하겠습니다. 2독서에 나옵니다. “지난 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뜻을 간파하시겠습니까?
대다수 분들은 문제가 터지면, 우리가 믿던 그분을 찾기보다, 자기 예상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범위라는 것도 곧 한계에 부딪힘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실 근원적인 해결책이란 결국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그제서야 주님께서 결자해지(結者解之) 하시는 분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도동 본당 교우 여러분
어려움과 고통이 다가올 때, 그것과 마주 대할 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할 것입니다. ‘나는 그동안 주님을 어떻게 알고 지냈는가?’ 그러니 이렇게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비록 어려움 속에 있지만 당신은 저를 버리지 않으실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시듯, 저 또한 당신을 버리지 않을테니 당신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그 힘만이 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요. 잘 견디시며 당신의 힘을 잘 체험하시길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