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토마스 사도 축일. 에페2,19-22; 요한 20,24-29
사람들이 눈을 뜨면 하는 것이 뭔 줄 아십니까? ‘관찰’입니다. 그 관찰덕분에 남을 보면서 존경도 하고요. 흉도 봅니다. 또 자기를 바라보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 지를 알아가구요. 게다가 다른 사물을 보면서 그 흐름의 움직임 속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그 패턴 속에서 본능이 뭔지,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도 예측도 가능하지요. 세상의 것을 만나면서도 이러한데 우리 신앙인의 모습도 이와 비슷할 때가 많아 보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미 신앙을 가졌지만 모르는 사이에 냉담을 하는 분도 있고요. 그 중에는 돌아올 것을 나중으로 미룬 이들부터, 신앙의 흔적을 지우고 떠나 버리거나, 또는 아예 부정하면서 거부한 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신부로 살면서 많은 교우들을 봅니다. 첫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는 아이들부터, 자기 생각이 컸다고 느끼며 세상과 신앙을 부정하는 청소년 청년들, 그리고 자기 힘을 과시하는 어른들, 그리고 다시금 주님 앞으로 돌아와 열렬한 간절함으로 살고계신 어른신들까지.. 참 많은 분들을 봅니다. 이런 패턴의 현장을 계속 보면서 저는 아직까지 그들에게 물어보진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이런 것을 묻고 싶습니다. ‘과연 자기 자신을 잘 돌보면서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까?’ 라고요.
오늘 복음에는 토마스 사도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을 따르다가, 좀 지나서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다가, 주님을 만나자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라고 말합니다. 이건 단순한 변덕이라고 볼 수는 없겠구요. 믿음이라는 흐름의 과정을 살펴봐야 하는 차원인데요. 1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여러분은...건물이고...그리스도 안에서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주님이라는 기반 위에 세워진 우리들입니다. 당연히 기반이 단단한 곳에 세워진 이들이라면 리모델링, 증축도 가능한 건물일 것입니다. 반면에 그 기반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한다면, 씽크홀 같은 땅꺼짐 현상도 발생하겠지요. 우린 토마스 사도를 보면서 우리 신앙에도 어떠한 흐름이 있는 지를 바라볼 필요를 느낍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갈 때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도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