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사도행전 4,1-12; 요한 21,1-14
가지고 있던 것을 갑자기 모두 잃어버렸을 때, 기대했던 것을 송두리 날려 버렸을 때, 그 때 모습은 그야말로 온전한 사람의 형태가 아닐 때가 많아 보입니다. 자녀를 잃었을 때나, 부도를 맞아 재산을 갑자기 잃었을 때, 그리고 갑자기 직장에서 나와야 할 때 등 말입니다. 모든 것이 허망해 보이고 ‘내가 과연 계속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마 오늘의 제자들의 모습도 그러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모든 것을 믿고 따랐던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시자, 그들의 인생 좌표는 다시금 안개 속으로 희미해져 갑니다. 어떻게든 뭐 하나 손에 안 잡히는 이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려고 그저 예전에 했던 고기잡이를 하러 나섭니다. 꼭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섭니다. 그 때 당신은 예전 자신들을 불러주었던 장면을 회상케 만들어줍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너희가 그리 찾던 예수님이다.’ 라고 스스로 밝히지 않으시고 그저 고기를 잡게 해주시고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면서 아침상까지 차려주십니다. 그 광경을 모두가 보면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자신들이 따랐던 예수님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쳐 있을 때, 예전의 내가 아닌 듯 살아갈 때, 주님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셔서 일을 풀어주셨던가?를 살펴보면 분명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셨던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2년간 백수로 지내면서 ‘저의 길을 보여주십시오.’ 라고 외쳤던 그 허망했던 시간이 어느샌가 당신의 사람으로, 당신의 손길로 채워주셨던 감사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마 저 혼자만 바라보려했다면 아마 더 큰 구렁으로 빠져들었을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분의 힘으로 인해 전 구원을 얻었습니다.
1독서에서 율법학자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보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무슨 힘으로 누구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하였소?” 이제 우린 답을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