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5주간 화요일

2015. 3. 23. 오후 11:28:21

글자

사순 5주간 화요일. 민수 21,4-9; 요한 8,21-30

  우리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면 신기한 구석이 있습니다. 분명 미사를 통해서 말씀도 듣고, 거룩한 성체도 모셨지만 이 성당을 나가면 우리의 행동이 미사 전과 그리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달라지려고 왔지만, 의지력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인지, 마냥 이 생활을 그동안 되풀이 하고만 있는데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가만히 이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저 자기가 느낀 기분에 빠져있을 때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를 헤아리기에 앞서, 일단 나의 기분을 더 앞서 두면, 당연히 실수를 할 수 밖에 없고,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지요. 독서에서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약속된 땅을 가고 있을 무렵, 백성들의 마음은 조급해졌고, 하느님과 모세가 약속한 것이 보이지 않기에 불평을 하고 있으며,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만나는 진저리가 난다 고요. 충분히 이런 심정 공감이 갑니다. 그래서 여기서 우리가 봐야 할 점은, 내가 생각한,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르게 돌아갈 때, 이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혹시, 여러분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느끼신 적이 있습니까? 예를 들자면 숨을 쉴 때나, 길을 걸을 때, 우린 의식하지 않습니다.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일일이 세면서 하지 않습니다. 길을 걸을 때도 오른다리 걸었으니 이제 왼다리 움직여야지~’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나야 할 힘이란, 자기 기분에 빠지는 차원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복음 말씀처럼 내가 스스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라는 차원을 만나야 하는데요. 그것은 자기를 넘어서는 차원인 자연스러움 속에서 그 맛을 맛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을 들어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닫는다 는 말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사실 당장에는 주님의 방식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겹고, 부담도 되니까요. 그러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라는 미사 경문처럼 주님의 방식을 따라 해 볼 때, 비로소 그 방식이 오히려 모두를 살려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잘 아는 사랑이요, 희생이요, 나눔 등이지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무언가를 남들에게 내놓는다는 것,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방법을 해 볼 때, 그 자연스러움이 뭔지 알 수 있습니다. 말로만 다 표현 못하는 그 방식이 내 맘에는 들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럴 때 우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