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간 수요일. 신명4,1-9; 마태 5,17-19
어릴 때는 배운 그대로를 적용하려 하지만 점차 젊은 시절에는 배운 것들을 틀어서 보거나 배운 것이 다 쓸데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오늘 말씀이 그렇게 비춰질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이제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처음에는 이 말씀을 듣는 듯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답답하다고 여기면서 배운 것을 비틀어보려 합니다. 원칙과 규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나오는데요. 자~이제 이것을 동양적 시각에서 보겠습니다. 예전 여러분이 들어 본 말 중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은 성철 스님이 한 말로 알지만, 실은 이 말을 가장 '의미있게' 먼저 한 사람은 송(宋)나라의 청원유신 선사입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가 30년 전에 선(禪)을 깨닫지 못했을 때는, 산이 그저 산으로, 물이 그저 물로 보였을 뿐이었더라. 그런 후에 지식을 직접 얻기 위해 절에 들어와서 보니, 산이 산이 아니고, 물이 물이 아니었더라. 이제 와서 절을 떠날 때가 되니, 예전처럼 산이 다시 산으로, 물이 다시 물로 보이더라.'
자기가 참선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몰라, 산은 산으로 물을 물로 봅니다. 하지만 조금씩 배우고 나니, 산이 산(만)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크게 깨우치니 결국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우리 일상 속에 너무나 비일비재 합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땐, '돈을 버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는 순수한 생각을 품습니다. 우정이 더 중요하고 같이 있는 친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경제적인 고충을 겪으며 ‘돈 버는 게 제일 중요하다' 고 생각을 바꿉니다. 그러다가 다시금 나이가 들고 인생을 관조하고 응시하면서 '돈을 버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구나' 하고 마음을 고쳐잡는데요.
복음에 나온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는 말씀을 들으며 당신의 법이 오히려 나를 세워주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제서야 ‘괜히 가까운 길을 돌아왔구나’ 여기는데요. 실상 중요한 것을 잡기 위해 그동안 어떤 방법을 택하고 있었습니까? 남의 이목보다, 괜히 드는 느낌에 살기보다는, 주님이 마음에 심겨주신 이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