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간 화요일. 이사야 1,10-20; 마태 23,1-12
오늘 강론은 ‘그것을 알려주마~’ 라는 문구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그것이란 몇 년 전 벌어진 실제 이야기입니다. 듣기 거북하실 수도 있지만 같은 서울 하늘 아래 본당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가슴은 아프지만 알려드립니다.
먼저 강남 어느 본당에서 구역별 성가경연대회를 열었습니다. 개최이유는 구역간의 화합을 다지기 위해서였지요. 등수에 들면, 상금도 준다고 했고, 여유가 있는 본당이기에 연습시간동안 필요한 간식비도 지급하면서 대회를 준비시켰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회 당일 날이 아니라, 연습 때부터 생겼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들에게 상금 액수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존심’ 이었습니다. 그 자존심을 지키고자, 각자 돈을 거둬서 지휘자를 샀고, 엄청난 레슨비를 지출합니다. 하지만 그 구역은 등수에 들지 못했습니다. 우선 심사위원들이 신부님들 외에도 다수였고요. 심사평가에는 단순히 노래를 잘 하는 것뿐 아니라 구역간의 화합이 느껴지는 내용 등이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하고 돈 들였던 그들이, 예상 외로 등수에 들지 못하자 곧 본심은 드러났습니다. 신부님에게는 “신부님~ 실망입니다.” 라고 대놓고 항의했고, 그 구역 반주를 해 준 청년에게는, 나이가 어리고 몇 군데 실수했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어느 지구체육대회 이야기입니다. 각 본당에 모인 체육대회이기에 여기도 등수가 갈리고 상패도 주어집니다. 한 곳에서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만, 막상 운동하는 이들에게는 장난이 아닙니다. 다음 운동회까지 내세울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마지막 릴레이에서 벌어졌습니다. 계주 바톤 터치를 하면서 상대 본당 사람의 길을 막았고, 이에 선수명단을 살펴보니, 신자 아닌 이를, 교적을 위장하여 선수로 뽑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끝내 두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회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말씀은 율법학자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사순의 기간은 우리의 현주소를 보는 시간입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다고 한들, 실력도 없으면서 자리만 탐내는 모양을 보여주는 꼴은 뉴스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신자들보다 못하고 추한 과거들을, 우린 그동안 여러 번 보았습니다. 사순기간을 겪으며 알아야 하겠습니다. 지상생활은 상을 받는 시간이 아니라, 수련의 시간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독서에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라는 말씀처럼, 구원으로 가는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우린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실천과 마음을 다져야 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