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15. 2. 5. 오후 4: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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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히브리 12,18-24; 마르 6,7-13

  남보다 가진 것이 없다고, 가지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된다고 힘겨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럴 때 저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옳을까요? 그러면 노력하세요.” 라고 할까요? 아니면 그런 거 결국엔 다 쓸데없는 거랍니다.” 할까요? 아마도 두 대답 모두 여러분이 원하는 답은 아닐텐데요. 그럼 저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여러분의 고개가 끄덕여질까요?

  얼마 전 우리 본당의 어떤 할머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연세가 86이 넘으신 분이었는데, 지팡이 없이도 천천히 잘 걸으시는 분입니다. 30여년 전에 세례를 받아 활동도 열심히 하신 분이라는데, 이 분이 저를 만나자마자 신앙이 이런 줄 알았다면, 진작에 수녀나 될 것을 그랬어요.’ 라면서 진지하게 말씀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말씀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피정도 하시고 공부도 하시면서, 인생을 정리하는 시점에 와 있으셨기에 그렇게 말씀하셨겠지만, 저는 그분의 말씀이 허투루 듣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결혼도 하고 다행히 손주들도 걱정없이 잘 커주었지만,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느끼셨고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품이라는 사실을 아셨다는데요.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만져볼 수 있고.. 나팔이 울리고 말소리가 들리는 곳이 아닙니다...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산이고 살아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비록 감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곳이지만, 그 속에서 어떤 힘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데요. 복음에도 제자들을 파견하며 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풍요롭지만 빈곤한 이 시대를 살면서 이런 것을 깨닫습니다. 물질이 나를 부유하게 하진 않는구나. 가졌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구나. 먹었지만 계속 배고파 하는, 마치 걸신들린 것 같은 느낌에서 벗어나야 하는구나.’ 라는 것을요.

 오늘 기념일을 맞이한 아가타 성녀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하느님께 자신을 바칠 때 진정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며칠 전 주님봉헌축일, 그리고 오늘과 내일 있을 부제품, 사제서품을 바라보며, 나를 바칠 때만이 진정한 것을 얻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물질도, 자녀도, 어떤 지위나 권력도 여러분을 참 행복감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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