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창세 3,9-24;마르 8,1-10
우리가 중국집에서 잘 먹는 단무지의 기원이 이렇다지요? 고구려 때 택암(澤唵)스님이 일본으로 건너가 포교활동을 펼칩니다. 그러다 남쪽 규슈 지방을 보니 그 곳 사람들이 무를 그냥 날로 먹기만 했지, 저장하는 방법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무사 계급이 정권을 잡은 당시, 백성들의 삶은 궁핍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잦은 전쟁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픔에 시달리고, 대부분이 차갑게 굳은 주먹밥 한 덩이로 하루 끼니를 때우고 있었습니다. ‘퍽퍽한 주먹밥도 반찬만 하나 있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으로 이른바 짠지 개발을 합니다. 그런데 그 지방 풍토에서는 무, 배추 등이 우리나라처럼 발효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수확한 무를 시들해질 때까지 바람에 말려 소금에 절인 뒤, 나무 통 속의 쌀겨에 담그고 무거운 돌로 눌러서 반찬으로 먹도록 한 것이 단무지의 기원이 되었구요. 택암이라는 법명이 일본말로 바꾸면 ‘다꾸앙(たくあん)’이 되기에 우리가 다 아는 다꽝이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이른바 사랑이 새로운 음식을 만든 것인데요.
어제에 이어진 독서는 아담과 하와가 벌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죄를 지었음에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나는 문제가 없다’ 며 회피합니다. 어쩌면 이런 자세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유이겠구요. 그러기에 남자가 살려면 흙을 일구고 땀을 흘려야만 하고, 여자는 괴로움 속에서 자식을 낳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원한 삶에서 멀어지지요. 사실 하느님이 원래 완고한 분은 아니셨습니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회피와 도망이, 본인의 마음을 닫게 만들었지요. 여기서 예수님은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그 사랑이 사천명을 살리십니다.
오늘 기념일을 맞이한 치릴로 수도자와 메토디오 주교님도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당시 라틴어로만 모든 것을 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자신들이 창안한 슬라브 말로 번역을 해서 많은 이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예수님과 치릴로, 메토디오 주교님, 그리고 단무지를 만든 택암 스님처럼 우리도 세상을 향해 무엇을 내어줄 수 있습니까? 갖고 있던 것을 누리기보다, 내어주는 손길에서 기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그런 시간을 제시해주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