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

2014. 12. 25. 오전 12: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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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

  어제 밤미사가 끝나고 가만히 구유를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당신은 구유로 오셨을까? 그 많은 것 중에서 가난을 선택하셨을까?’ 하고요. 이런 물음은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교리 수준을 벗어나게 만듭니다. 매번 찾아오는 성탄을 만나면서 점점 답은 구체화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세례 받은 지 이 정도가 되셨다면, 이 물음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실 때가 됐는데요. 저는 어제 지푸라기만한 답을 만난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하게 들리시겠지만... 그분이 택한 가난이 주님을 주님답게 만들어 주었구나~ 라는 사실입니다. 가난이 주님을 주님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좀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유명한 환타지 영화인 반지의 제왕을 쓴 원작자 존 로날드 루엘 톨킨이라는 사람은, 처음에는 자기 자녀들에게나 들려주려고 그 동화를 썼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안에는 인간의 탐욕이 들어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영화에 나온 골룸은 그렇게 추악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반지도 아니면서 그것을 바라보고, 끼어보면서 좋아라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반지로 인해 오염이 되었고, 황금에 대한 욕망은 욕망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이 존재를 지배하는 상태까지 치닫습니다. 이는 곧 정신의 죽음이지요. 요 근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규제가 없는 지금의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 라 하시면서 개혁의 이유를 드신 것도 탐욕으로 인한 인간의 연약한 한계를 꼬집고 계신데요. 물론 우린 약하기에 어떤 다른 힘을 받아서라도 똑바로 서고 싶습니다. 허나 그것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나를 좀 먹게 만드는데요. 물론 처음에는 그것이 나를 도와주었기에 붙잡았지만, 어느 단계를 너머서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계속 붙잡고만 있으니, 오히려 노예처럼 메여만 있는데요.

한 처음에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단순한 허상이라고 느낀 하느님이 이제 실제화 되어서 나처럼 살면 진짜 살 수 있다 는 것을 가르치러 오셨습니다. 그분은 어느 것에도 메이지 않으면서 당신 안에서 모든 것을 이루십니다. 우리도 그 분 안에서 숨 쉬고 있는 생명을 받아서 새롭게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나도 제대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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