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일 미사. 탈출 22,20-26; 1테살 1,5-10; 마태 22,34-40
혼란스런 세상입니다. 살기가 점점 각박해지고, 다들 자기 살 길 찾느라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이런 때에 우린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까요?
잠시 여러분을, 맹자가 살았던 기원 전 300년 경의 중국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맹자라는 책에 공손추편에 보면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당시 시대는 여러 나라가 극도로 분쟁이 달했던 전국시대였습니다. 이때 나라를 부양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올랐던 것이, 다른 나라의 백성들을 자기 나라로 옮겨오게 하는 방법이 대두되었습니다. 사람 수의 많고 적음이, 곧 국가의 국력신장과 직결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맹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내 나라로 옮겨 살게 하는 다섯 가지의 구체적인 방법을 열거합니다. 첫째로, 어진 사람을 존경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한다면 천하의 선비들이 모일 것이다. 둘째, 사실 지금부터 다섯 번째까지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둘째, 시장에서는 점포에 대한 세금만 물리고 상품에 대한 세금은 받지 않고 단속법을 만들어 단속만 할 뿐 세금을 받지 않는다면 상인들은 저마다 다투어서 그 나라 시장에 와서 장사를 하려 들 것이다. 셋째, 국경지대에 있는 관문에서는 첩자나 범법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통행자들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때 통행자들에게 통행세를 받지 않는다면 천하의 여행자들이 다들 그 나라의 도로를 통과하기를 원할 것이다. 넷째, 농사짓는 백성들에게는 정전제도를 적용하여 공동경작을 하여 수확물은 나라에 바친다. 이때 공전의 조세만을 부과할 뿐, 사전에 대해서는 일체 세금을 받지 않는다면 천하의 모든 농민들이 다투어 그 나라로 옮겨와 농사를 지으려 할 것이다. 다섯 째, 일반 주택에 부역 대신에 바치는 부포라든지 택지 주변에 뽕나무나 삼을 심지 않았다고 바치게 하던 이포 등의 세금을 없애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다 그 나라로 와서 살기를 원할 것이다. 첫째를 제외하고 나머지 네 가지 방법은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가볍게 해서 백성들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국가의 세수정책이야말로 민생을 안정시키느냐 도탄에 빠지게 만드느냐의 관건이 달린 문제입니다. 당시의 제후들은 자신의 이익 추구에만 급급해서 백성들로부터 가렴주구를 일삼고 있었는데요. 여러분은 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리십니까? 기원 전 300년 경의 이야기가 지금과 너무 닮아보이는데요.
오늘의 말씀이 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사랑의 계명을 알려주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께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그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고 계십니까? 여러분께서는 이미 갖고있 는 중요한 재산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과 돈과 정성어린 마음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시느냐에 따라서, 이제 여러분의 미래와 직결됩니다. 여러분이 평화와 사랑을 원하지만 이 평화와 사랑이 가능하려면, 현실과 적용이 되는 사안을 찾으셔야만 합니다. 적용이 막연하면 사랑을 받고 느껴도, 그게 뭔지조차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가 나의 백성에게 너희 곁에 사는 가난한 이에게 돈을 꾸어주었으면, 그에게 채권자처럼 행세해서도 안 되고, 이자를 물려서도 안된다. 너희가 이웃의 겉옷을 담보로 잡았으면, 해가 지기 전에 돌려주어야 한다.” 방금 들으신 주님의 자비로움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습니까? 막연하게 나오고 있습니까? 마치 강론 때 인용한 맹자의 말처럼, 사람들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편에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할 때, 이미 그 곳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신뢰는 없고 믿음은 바닥을 칩니다.
사랑하는 목동 본당 교우 여러분.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써 왔던 방법대로 하다보니 조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느끼신다면 서로가 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주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사랑을 말씀해 오셨습니다. 하지만 우린 뭔가 불순물이 섞인 사랑의 방법을 써왔기에 지금까지 이르렀는데요.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분이 할 몫을 잘 찾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