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기념일

2014. 10. 2. 오전 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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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기념일. 탈출기 23.20-23; 마태오 18,1-10

  며칠 전, 국립 고궁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그 곳에는 교황님 방한 기념으로 피렌체에 있는 두오모 성당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큰 문이 전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동에 금도금을 한 이 문을 미켈란젤로는 천국의 문이라고 별명을 붙였고, 구약성경에 나오는 각 사건을 형상화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같은 전시회에 걸린 어떤 그림에 저는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 그림 안에는 어떤 노인과 아기 천사가 있었습니다. 천사가 속삭여주는 말에 한 글자도 틀림없이 적으려는 백발을 가진 거친 손의 소유자는, 바로 마태오 복음사가였습니다.

  요즘 세상은 무언가를 보게끔 해주려고 애쓰지만, 사실 우리의 신앙은 들음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부르심이나 메시지’, ‘천사의 음성에 귀 기울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실상 가만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그 안에서 참된 것을 분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열왕기 상권 19장에도 이와 비슷한 말씀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람 가운데에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뒤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지진 가운데에도 계시지 않았다. 지진이 지나간 뒤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불 속에도 계시지 않았다.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자 오늘도 우린 모였는데요. 그런데 오늘 복음은 어제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음에 좀 의아해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십니다.

 여기서 우린 수호천사 기념일을 맞이하여 이런 것을 만나게 됩니다. 참된 진리는 복잡하지 않다고요. 마치 평범하고 여린 듯 약해 보이지만 마태오 복음사가처럼 천사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일 때, 우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에도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를 거역하지 마라. 그는 내 이름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들어야 하는 목소리는 힘도 별로 없어 보이고, 맛도 없어 보입니다. 당장에 손해를  본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귀 기울일 때, 우린 참 생명을 맛볼 수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은 우리에게 나긋하게 다가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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