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3주간 월요일

2014. 5. 4. 오후 4: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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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3주간 월요일. 사도 6,8-15;요한 6,22-29

  중국 남북조 시대의 승려 설차화상이 지은 모를 심으며라는 시가 있습니다.

푸른 모 쥐어 논에 가득 심고

 고개 숙이니 물 속의 하늘이 보이네

 마음이 맑고 깨끗하니 비로소 도를 이루고 

 뒷걸음치는 것이 원래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라는 시인데요. 이제는 기계로 모내기를 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모름지기 모내기를 하려면 마지막 구절에 나온 것처럼, 뒷걸음질을 치면서 심어야만 모를 잘 심는 것이구요. 그리고 고개를 숙여야만 물 속에 비쳐진 하늘을 보며 농사를 지을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마치 거꾸로 해야 참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그저 모를 심을 때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이익을 얻고 싶다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기보다는 먼저 주님께 겸손된 자세로 머리를 숙이는 자세가 필요하구요. 모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죽일 줄 아는 희생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필요한 것을 참되게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선순위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당장 필요한 것이 우리를 채워주는 것의 전부가 아님을 알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구하라. 그러면 나머지 것은 곁들여 받을 것이다.” 라는 말씀처럼 하느님의 나라를 먼저 찾을 때, 내가 원하는 것도 이뤄주시는 당신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로 수도자로 살다보면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인지, 성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빨리 해결하고 매듭짓고자 밖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 제일 빠르고 확실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른바 유혹이지요. 그래서 교우들이 바로 좋아해주고, 반응이 빠른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옳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아닐 때도 많습니다.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어린이는 꿈을 꿉니다. 그들은 미래를 준비하고, 기다릴 줄 알고, 그리고 차근차근 성장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세상과는 다르게, 뒷걸음치는 것처럼 보일 지라도, 그것이 진정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믿음은 그렇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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