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4주간 화요일
요즘 많이 혼란스러운 때입니다.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는가를 논하기에 앞서서 이런 모습을 보며 염두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속한 것은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목숨을 다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도, 국가도, 어떠한 이즘도 말이지요. 이미 우린 역사를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엄청나다는 나라들이 있어왔지만 그 나라는 천년을 넘지 못했습니다. 조선, 고려도 500년을 넘지 못했고, 춘추천국시대를 통일한 중국의 진나라도 시황제의 아들 대에서 멸망했으며 로마라는 엄청난 나라도 끝내 동과 서로 갈리어 천년 정도 갔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잘 나간다는 나라들의 목숨도 역사의 흐름에서 보자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입니다. 물론 자기가 살아있을 때 그런 날이 오지 않길 모두 바라겠지만 이런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이제 우린 무엇을 찾으며 살아야 할까요?
오늘 말씀들이 그러합니다. 네부카드네자르 왕이 꿈을 꿉니다. 여기에 다니엘이 해몽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새로운 나라가 계속 일어날 것이고, 앞의 나라를 모두 부수고 깨뜨릴 것” 이라고요. 그런데 “이 임금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느님께서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그 왕권이 다른 민족들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라고요. 그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복음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몇몇 사람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진 성전을 보고 감탄을 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결국 그렇게 허물어지고 무엇이 왔습니까? 여러분은 지금 최고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에 살고 계십니다. 2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님이 세운 교회입니다. 한 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그 분의 삶이 한 믿음을 가지고 쭉 이어지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떠어떠한 것을 표방하던 많은 나라들이 다 무너졌지만 당신의 나라는 이렇게 지속되고 있고 천상세계는 2천년 그 보다 더 오래 계속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폐막 즈음 1965년 바오로 6세 교황님은 UN에서 연설을 합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말하는 본인은 아무런 지상적 권력을 가지지 않고 여러분과 경쟁하려는 야심도 가지지 않습니다. 다만 겸손과 사랑의 정신을 가지고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명할 뿐입니다.’ 교회는 국가와 경쟁할 생각이 없기에 목소리를 냅니다. 그 목소리는 인류를 위해서입니다. “주님, 주님! 한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는 마태오 복음 7장 21절의 말씀처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고 목소리를 냅니다. 이것이 교회가 목소리를 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