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간 목요일. 로마서 8,31-39; 루카 13.31-35
아이들이 싸움을 할 때, 자기보다 키나 몸집이 크거나 힘이 세거나 언변이 좋으면 쓰윽 보고 물러납니다. 해봤자 안된다고 여기니까요. 그럼 나보다 큰 사랑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가 할 수 없는 사랑을, 그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신지요. 좀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생각이 이쯤 미치자, 잠시 제가 하고 있던 사랑에 대하여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부끄럽습니다. 뭐 하나 해준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어떤 사고로 인해 사제직분이 중단된 친구가 있습니다. 언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될 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멀리 힘든 곳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들었지만, 저는 감히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용기가 없어서였겠지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종신서원을 앞두고 나오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아는 수녀원이라 본원에 물어볼 수도 있지만, 물어본들 뭐하겠습니까? 그 수녀원의 판단이 옳겠지요. 기술도 없는 그이기에 어렵게 산다고 들었습니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친구들을 가까이 하기 힘들어합니다. 생각은 다들 있겠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지요. 얼마나 다가가야 할 지 모른다고 여기기 때문일까요? 이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저 자신을 깨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심하게 그저 지켜보기보다,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로요. 줄 게 있으면 주었고, 들어줄 것이 있으면 들어주었습니다. 구체적인 실천이 없던 제 자신의 사랑 방법에서 탈피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라는 말에 예수님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한다.” 고 하십니다. 그런 사랑을 알게 된 바오로이기에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랑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고 말합니다. 그 어떤 것도 당신의 사랑의 사명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묵묵히 가셨지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을 남들에게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그저 생각만 있다거나, 말만 한다거나, 남의 눈치가 두려운 사랑이 아니라, 실천을 할 때 여러분이 갖고 있던 사랑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음을 여러분도 체험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