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일

2013. 10. 26. 오후 1:07:37

글자

연중 30주간 주일미사. 집회서 35,15-22; 2디모테오 4,6-18;루카 18,9-14

 

  우린 어릴 때부터 두 가지를 하면서 자라왔습니다. 그 두 가지란 드러내기비교입니다.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이른바 대화라는 것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이들의 성향을 잘 보면, 뭔가 주의를 끌기 위한 장치 를 계속 내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장치란, 계속 자기의 이야기를 듣게끔 만드는 힘이지요. 그 힘은 여러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 그동안의 경험과 배운 것, 거기에다가 자기 느낌까지 버무립니다. 그러면서, 플러스 옵션으로 대중을 압도케 만드는 힘까지 가미되면,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계속 주목을 끌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런 것을 봅니다. 과연 무엇을 보게 해주려고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하고요. 뭔가를 드러낸다는 것. 어쩌면 자기가 세상에 살아있다는 힘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닌가?, 자기 내부가 허하기에 알아달라는 갈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른 또 하나는 어릴 때부터 수 없이 반복해 온 일입니다. 그 일이란 바로 비교입니다. 자기를 드러내고 홍보하는 세상입니다. 여기서 남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삽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 사람보다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못한 것은 무엇일까? 그 사람보다 잘나야 할 텐데~’ 하면서 숱하게 나의 눈은, 남의 행동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눈이 돌아갑니다. 그래서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결국 이것을 얻었지요. 나의 하느님은, 내가 믿는 그 분이 아니라 바로 비교하고 있는 그 대상들인 사람이었다는 사실을요. 즉 그동안 나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살았던 것이 아니라, 비교하고 있는, 비교당하고 있는 대상들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오늘 복음 속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게 해줍니다. 비유 속에 만나는 바리사이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그의 신분이 바리사이였던 것만큼 그는 자신의 기도처럼 열심히 살았을 것입니다. 다른 불의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고, 십일조도 잘 바치고, 단식도 할 만큼 충분히 열심히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한계가 보입니다. 그는 줄곧 남과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자신. 이렇게 둘만의 관계의 시간인 기도시간에서조차, 자꾸 남을 끌어대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만히 있는 남을 자꾸 끌어들이며 자신의 좋은 점을 말하지만, 하느님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하신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에 반해 세리는 기도할 때 남을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자기의 전 존재를 하느님께 비추면서 기도합니다. 시편 139편에 이런 기도가 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아십니다. 제가 앉거나 서거나 당신께서는 아시고 제 생각을 멀리서도 알아채십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그는 알기에, 남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지요. 오히려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자기를 인정하고 자비를 구합니다. 자신이 하느님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스스로 자신의 행위를 알아차리지요. 그에 반해 바리사이는 누군가를 계속 무시하고 천시합니다. 이런 무시와 천시가 세상속의 특권층을 만들어냅니다. 나와 너는 다르다.’ 면서요. 하지만 고해 성사를 주면서, 이런 것을 깨닫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이나, 강남이나 강북이나 다 똑같구나.’ 라는 것을요. 제가 그렇게 느끼는데 당신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사랑하는 수유동 본당 교우 여러분

 

  주님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보십시오. 그럴 때 남의 이목을 끌려고 시도하는 남들의 행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지럽고 분간하기 힘든 세상일수록 자신을 더 들여다보면서 살아갈 때, 우린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님은 약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시는 분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다른 곳에다 대고 소리 질러 봤잖습니까? 거기서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드러내고 비교하던 일을 이제 멈추고, 그분과의 대화 속에서 참다운 여러분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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