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성모신심미사.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 루카 1,26-38 >
모두들 살려고 애를 씁니다. 좀 쉽게 말해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아도 거절할 때가 있습니다. 해줄 수 없으니까요. 들어줄 수 없으니까요. 왜냐하면 내가 살아야 되니까요. 그 부탁을 들어줬다가 내가 당장 죽는 사태를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우린 그래서 더 다가가 주지 못합니다.
오늘 성모님을 한 번 보십시오. 그 분이 지금 그런 사태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천사의 방문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그 천사의 메시지는 마치 악마의 메시지처럼 들립니다. 가브리엘의 말을 어떤 아가씨가 듣고 싶은 이야기이겠습니까? 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정에 처해 계시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제 우리가 갖고 있던, 하고 있던 사랑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너머설 수 있는 시점에 오게 된다면, 어떤 분별을 해야 할지 성모님의 마음으로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그 분별할 시점이 보이면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것이 유혹일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분명 내가 생각한 그 선을 넘지 않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예전과 별반 사정이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선이 보이게 되면, "사람이 실패나 오류에 빠지게 될 위험 속에 자신을 내어놓지 않고서는 자기 안에 있는 참된 위대함을 이룰 수 없다.’ 는 점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모험 없는, 결단 없는 영성속에서는 우리가 보고 싶은 기적이란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저 지금 상태에서만 맴돌고 싶지 않다면, 처음에는 이것을 통해 지금은 죽는 듯 한 체험을 할지 몰라도 이것을 통해 어디로 나를 이끌어주시는 가를 만나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의 체험은 한층 더 넓어지고, 거기서 새로운 초대는 시작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