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은퇴 신부님이 살고 계셨다
본당 신부님과 보좌인 나, 그리고 수녀님들이 대동하여
1년에 2번. 부활과 성탄 가까이 인사를 드렸었다
대화가 오가던 중 취미 이야기가 나왔었다
당시 주임신부님은 볼링을 하고 계셨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던 중
할아버지 신부님도 취미가 있었단다
‘아~ 나도 소싯적 다양하게 했었지..’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 지금도 나를 때렸다
‘그런데 지금은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이게 무슨 말씀일까?
이것저것 건드리며 재미삼아 했을 뿐
하나에 안주(安住)하지 못했던 반성이 들어계셨다
그 자리에 돌아온 후, 나와 동기들 몇몇이 떠올랐다
우리도 흥미꺼리로 풀고 있었던 것이지
정말 연마하는 수준에까지 오르려 하진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싫증나면 다른 것으로 계속 바꿔 탔다
노는 것조차 이렇게 대한다면
하물며 거룩함을 구하는 수준은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그래...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다가가자
거룩함은 계속 붙들고 있으면서
바라보고, 넘어지고, 좌절하면서도 놓지 않을 때
몸이 익으며 당연한 듯 나오게 되니까
오늘도 그 하나를 꾸준하게 하길 빌어보며 다가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