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 하면 다 잃을 수 있다

2023. 7. 25. 오후 4:44:02

글자

성당마다 교회마다 또한 법당에도 성가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속성은 여타 신자들과 좀 다른 점을 가진다

 

첫째.. 좀 다르다

보통의 신자는 조용하게 헌신과 절제 속에서 선행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자기를 숨기며 조용하고자 애쓴다

허나 이들은 다르다... 자기를 드러내려 한다.

가진 재능을 뽐내고 드러내는데 뭐가 문제냐?’ 할 수 있지만

인정은 받고 싶은데, 다른 곳은 쉽게 허락을 하질 않는다

여기 교회가 얼마나 좋은가? 지원금 받아가며 남들 앞에 나설 수 있으니..

 

둘째로.. 실력을 키우려 들지 않는다

음악은 힘든 작업이다. 평소 연습을 해야 한다. 아는 것만 할 수 없다

게다가 이론 교육도 따로 배우며 불가결하게 공부해야 한다

여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는 곳이 아니다. 

좋아하는데 못한다면 실력을 키우던가, 집에서 불러야지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남 앞에서 서는 것은 조심스러운 거다 

헌데 그런 거에 관심이 별로 없다.. 자기를 드러내는 데 관심이 있으니

그래서 부자 동네는 제일 쉬운 방법을 쓴다. 돈으로 사람을 쓰는 거다..

용역 솔리스트 몇 명을 앞장서며 내세운다

결국 그들 스스로가 솔리스트 뒤에서 병풍으로 전락하는 꼴이 된다

그러다 마음에 안 들면 갑질로 사람을 자른다

음악 전공자 모임 관련 카페들은 이런 교회들 덕분에 일자리를 구하지만 

한편 억울한 일이 생기면 분통을 터뜨리는 장이 연출된다


셋째로.. 분란이 잦다

자아가 강한 집단이다. 보통 신자와 다르다고 안 좋다고 할 수 없는데

질투와 잦은 문제가 생기고 단장과 지휘자의 편이 생기고

이로인해 해산되고 다음 번 신부님은  새로운 창단에 그냥 손을 들어준다

그럼 뒤처리는 누구의 몫인가? 그걸 말없이 지켜봐주는 교우들은 뭔 죄인가?

 

넷째로.. 이런 악순환은 반복된다

자기를 죽이지 않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교회음악관련 전문가들도 말한다

'자신들이 합창단원인 줄 안다' 고.. 이게 무슨 뜻일까?

성가를 부르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이 뭔지 모르며 노래만 부르려 든다는 뜻이다

 

여기에 무엇이 필요할까?

성경에 나온 야곱과 불의한 부자의 예와 얼마 전 일을 들어본다


야곱은 결혼을 하려 같은 민족 중 외할아버지 집안으로 간다

공짜로 있을 수 없기에 그 집안 일을 도와줘야 한다

그렇게 7년을 일했고 마음에 든 라헬과 혼인을 한다

허나 눈떠보니 라헬이 아닌 언니 레아였다. 장인이 속인 것이다.

억울했지만 7년을 더 일해서 라헬과 결혼한다

자기를 숙이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간절함이 이긴 것이다

 

불의한 재판관 이야기도 그렇다

과부가 올바르게 판결해 달라고 재판관을 귀찮게 졸라댄다

마음이 없었지만 자기가 살려고 그는 귀찮더라도 들어준다.

정성이 이긴 것이다


저번 주 신학생 때 같이 공부하던 수사님이 드디어 사제품을 받았다

나보다 8살 위이신데.. 어릴 때 사고로 왼쪽 손목을 잃었다

장애자이지만 부르심을 받아 수도원에도 입회한다

어렵사리 부제품도 받았다. 헌데 15년이 지나도록 사제품을 보류시킨다

상황이 이러면 보통 어떻게들 할까? 교회에 대해 비난하면서 나갔겠지만

교회가 품을 언제 주겠다고 말도 하지 않으니 답답했으리라

하지만 그는 견뎠다. 그 정성이 보상을 받았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얼마 전 성가대가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

알아보니.. 분란이 있었고 해서 그냥 무턱대고 들어줄 순 없었다

현재 본당이 꼭 필요한 곳이 있는데 사람들이 안 하려 하니

먼저 희생을 하며 그 직무를 하면서 한다면 허락해주겠다 했다

한 달의 여유를 주면서..

정말 하고 싶다면, 간절하다면.. 하리라 믿으면서..

 

1주일 만에 연락이 왔다. 못하겠다고.. 그래서 안하기로 했다고..

이게 기회인지 아닌 지도 모르는 거였다.. 자기가 하고픈 것만 챙기려 든 거다

당연히 이들은 교회가 어떤 곳인지. 성경이 무엇을 가르치는 지도 몰랐을 거다

예상과 벗어나지 않음에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고 싶은 것만 하려들면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난관 속에서 기회는 열린다

그걸 볼 줄 알고 견딜 때 기적을 만나는 셈인데... 

그걸 아는 이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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