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뻐하지?

2023. 2. 17. 오전 11:19:58

글자

처음 부르심, 성소를 느낀 것은

입대 후, 1년이 지난 상병 시절이었다


그 당시 대대장이 천주교 신자인지라

대대에 천주교 병사를 모아놓고 대민지원을 나가라 명령한다

근무지 홍천 근처에 수도원과 성당을 짓는 것을 도와주라고..

 

나야 좋지~~

부대에 있는 것보다 나가서 일 좀 도와주고

끓여주는 라면도 먹을 수 있으니..

 

자기네 수도원 성당 교육관 짓는데

당연히 각 나라에서 파견 나온 수사님들과 함께했다

 

아침에 미사를 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데... 참으로 신기했다

왜 기뻐하지?

옷은 남루하고 떨어진 옷을 입고들 있는데

뭐가 그리 좋다고 웃어대고 있을까?

 

20대 초반의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무리 물질을 버린 이들의 모임이라고 피상적으로 알아듣긴 하겠으나

그 얼굴이 보여주는, 그 분위기가 알려주는 모습은

말이나 글로 표현 못하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배경은 그때 느낀 신선함이었다

왜 기뻐하지? 라는 퍼뜩 든 생각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오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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