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21곡성지역 순례

2013. 10. 23. 오전 10:36:42

글자

곡성 성당은 마음의 고향

 

김정분 (유리안나) / 순례자 ․ 동작동 성당

 

가끔씩 성지 순례를 다니곤 하였지만,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나의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던 곳이자 40여 년 전 수줍음과 설렘 속에서 혼배 성사를 했던 곡성성당…. 이따금씩 생각나 그리워하며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곳 이었기에 유난히 이번 순례에 나는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렜다.

어렸을 적 곡성성당 초기 천막 성당 시절, 낯선 이국인 신부님으로부터 구호물자를 받으며 호기심으로 성당에 나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에 꺼렸으나 차츰 익숙해지고 58년 성당이 준공되고 가족 모두가 영세를 했다.

지금도 성전을 건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신자들의 물적, 영적 봉헌이 필요한일이다. 그때 당시는 오죽 했겠는가. 6,25의 전화를 겪은 터라 신축 헌금도 낼 사람도 없었을 터인데 어떻게 성당을 신축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당시의 멕시코 신부님이 본국에서 모금운동을 해서 이곳에 성전을 건립했으리라 예측해 본다. 척박한 이 땅에 뿌리 내린 신앙이 싹을 틔워 이제는 많은 순례자들이 다녀가는 거룩한 순례의 장소가 된 것을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해진다.

내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던 곡성을 떠나 가끔은 마음속에 떠올려 보았지만 그 후로 한 번도 찾아가보지 못했다. 이번순례는 유난히 더 기쁘고 벅찬 마음으로 곳곳에 추억이 서린 성당을 돌아보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더욱이 정해박해의 진원지로써 곡성 성당이 순례 성지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수많은 순교자들이 숨어 살며 이 땅에 신앙의 씨앗을 뿌린 곳, 오곡면 덕실리 그리고 진안 중평의 한들 공소가 나에게는 소중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숭고한 정신의 성지라는 것 자체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지금 종교 박해가 온다면 과연 순교를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간 성지 순례를 하며 초창기 이 땅에 천주교가 뿌리 내리게 된 과정과 순교자들의 믿음 살이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나의 신심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참다운 신앙의 실천과 신심, 그리고 성지순례에 임하는 우리 신자들의 행동에서도 고쳐야할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단체 생활에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규칙과 신자로서의 태도를 보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천주교 신자로써 어디를 가도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는 것 역시 성지순례에서 우리 순교자분들이 알려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더운 날씨에 봉사해준 봉사자님 수고하셨습니다.

사랑의 주님, 초대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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