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0 서울지역 순교사적지

2013. 3. 12. 오후 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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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성지와 사적지를 다녀와서

남궁경순(다리아)/순례자 ‧ 수원교구 산본성당

 

아직도 컴컴한 아침 7시 26분 산본에서 지하철을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의 순교사적지 순례를 위해 집결지 명동 성당으로 출발했다. 겨울이라 날씨가 많이 추울세라 옷을 두껍게 입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날씨가 겨울날씨답지 않게 춥지도 않고 딱 좋았다. 일행 10명과 눈을 반짝이며 설레는 마음으로 명동 성당 집결지에 도착했다. 서울의 순례 일정은 먼저 명동성당에서 10시 미사를 봉헌하고 서소문성지, 당고개성지 새남터성지 절두산성지 순서로 이루어지는 여정이었다.

명동성당은 한국교회의 상징이자 심장이며 한국교회 공동체가 처음으로 탄생한 곳이며 여러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진 곳이다. 서소문성지는 한국 교회 최대의 순교성지로 103위 성인 중 44명이 순교한 곳이다. 새남터성지는 한국 최초의 성직자 중국인 주문모신부님을 비롯하여 성직자들이 많이 순교한 사제들의 순교지이다. 절두산성지는 이름과 행적을 알 수 있는 22명과 단지 이름만 알려진 2명, 이름조차 알 수 없는 5명을 합해 29명외에는 아무런 기록도 전해지지 않는 무명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이 있다.

모든 성지가 우리 순교 선열들의 피를 물들은 곳 거룩한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당고개 성지를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여자이고 엄마이기 때문인지, 젖먹이 자식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로 가슴아파하면서도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순교로 보여주었던 이성례 마리아의 삶이 유독 뭉클하게 와 닿는다.

당고개 성지는 서소문 밖 네거리 새남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성인을 탄생시킨 성지이다. 10명의 남녀 교우들이 기해박해 때 순교한 곳이며 이중 9명은 성인품에 올랐지만 당고개의 순교자이면서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의 부인이요,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어머니인 이성례 마리아만은 성인이 되지 못했다. 그가 옥에 갇혀 있을 때 젖먹이 자식이 굶어 죽자, 나머지 네 아들의 목숨만이라도 살리겠다는 지극한 모성애와 극도의 슬픔 속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인간적 선택으로 배교를 하였다. 그러나 남편 최경환 프란치스코가 홀로 감옥에서 겪을 고통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동냥 간 사이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와 참수되었다. 먼발치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본 어린 4형제는 동저거리를 벗어 하늘에 던지며 용감한 어머니의 순교를 기뻐했다는 눈물겨운 이야기가 전해온다.

새로이 조성된 당고개 순교 성지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느낄 수 있도록 거듭난 순교성지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이성례 마리아 사진 속에는 4개의 어린4형제의 동저거리가 함께 그려져 있어서 하늘나라에서 함께 모여 행복하게 살고 계시리라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미사 참례하기가 어렵고 힘든 요즘인데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이성례 순교자의 가족을 참으로 본받고 싶다. 자녀들한테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지 못하고 살고 있지 않나 반성도 해 본다.

당고개 성지는 여성 순교자가 많이 시성된 곳을 기념하기 위한 성지로 봉헌된 곳이며 제대 뒤로 당고개 순교자들을 표현한 청동 부조상에는 10명의 순교자와 한복 차림의 예수님이 계시고, 성지 둘레에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다. 옥상에도 야외미사를 할 수 있게 잘 꾸며져 있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어렵겠지만 봄이 되면 꽃이 만발하여 더욱 아름다운 성지가 된다고 하니 다음 기회에 또 와서 기를 받아가야 겠다. 성지 전체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으로”를 형상화해 순교자들의 고통보다 그들이 하늘나라에서 신앙의 후손인 우리를 감싸주는 모성적 사랑을 표현하였다.

올해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은총의 해이다. 1달 한 번씩 성지를 순례하며 전대사도 받고 순교자들의 “기”도 많이 받아 성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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