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번'을 읽고
장애인 이면서도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또한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장영희 마리아님의 ‘내 생애 단 한번’은 잔잔한 감동을 받게 한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추천 해 주신 교육분과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님은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는 훌륭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소아마비라는 신체적인 장애를 얻었다. 그러나 그 신체적인 장애에 굴하지 않고 끝내 박사학위와 함께 대학 교수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님은 아버지인 고 장왕록 박사와 함께 교과서를 집필하게 된다. 님의 글은 자서전 성격을 띠고 있으면서도 사람 사는 풋풋한 내음이 살아 꿈틀거린다. 소아마비의 장애자를 키워 내는 어머니의 애뜻한 정성을 딸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마음까지 헤아리며 어머니의 사랑(母情)과 아버지의 정(父情)을 우회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쩌면 당신의 삶을 슬프게 묘사할 수도 있었겠으나 님은 세상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랑을 심고 있다. 그는 장애인 이면서도 누구에게 원망이나 좌절함 없이 세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역동적인 삶, 꺼져가던 화산이 다시 폭발하는 활화산 같은 인간 승리였다.
학생들의 이름이나, 학생들과의 대화, 독자들이 보내준 글 하나에서까지 그것을 지나치지 않고 지나간 추억들로 다시 조명해 보면서 삶과 신앙을 접목하여 묵상을 하는 삶 속에 내 자신도 그 속에 갇히고 말았다.
대학교수로써,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공부는 중간만 해도 좋다. 건강만 해다오” 하며 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랑으로 키워주신 아버지의 사랑이, 학생들의 교육 현장에서 사랑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때로는 상담자로, 때로는 세상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써 그렇게 그들과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신체장애가 있으면서도 시련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내는 불굴의 정신력과 장애인에 대한 멸시와 냉대, 차별대우 등에도 세상을 용서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영화 ‘킹콩’의 마지막 사랑 얘기와 빗대어 세상을 향해 “우리도 똑 같은 인간입니다. 제발 우리 장애인을 킹콩으로 바라보지 마세요.”라고, 제발 장애인에게 편견을 두지 말라고 왜치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껏 살아온 과정을 다시 조명해 보았다. 나는 과연 장애인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단 한번이라도 준일이 있는가? 아니다. 나 또한 그들에게 입학을 거부하였고, 그들에게 냉대를 한 그들과 다를 바 없었다.
작가는 나를 향해 왜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세상은 결코 어둡지만 않다고, 그러나 이 세상을 어둡지 않게 밝혀줄 사람은 바로 ‘너’라고 말이다.
그래 이제부터라도 장애인을 위해 아니, 목마르고, 굶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히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이 바로 주님을 위한 일임을 다시 새겨 실천에 옮기려 한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신체적인 상처는 세월이 가면 어느덧 딱지가 않고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는 10년, 20년이 지나 아물었는가 싶으면 다시 도지고 덧 이나 피를 줄줄 흘리기 때문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떤 때는 무심히 내뱉은 말이 비수가 되어 상대의 가슴에 꽂히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일부러 남에게 못할 말을 하고 나서 두고두고 후회하기도 한다.”고 세상을 향해 일침을 놓는다.
정말 그렇습니다. 글은 잘 못 썼으면 지우고 다시 쓰면 됩니다. 그러나 말은 한 번 뱉으면 다시 주워담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끔 본당 신자들 사이에서도 말 때문에 불편해 하는 분들을 봅니다. 우리가 조금만 상대를 배려하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지 않을까요. 오래전 어느 병원 의무기록실 입구에 적어놓은 '말 한마디'라는 글이 좋아 우리성당 입구 게시판에 코팅을 하여 옮겨 놓았습니다. 내가 해 놓고도 가끔 읽어보면서 나를 돌이켜 보곤합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하여 항상 "사, 고, 미, 안,"이 생활화 되었으면 합니다.
<사 : 사랑합니다. 고 : 고맙습니다. 미 : 미안합니다. 안 : 안녕하세요.>
밝은 내일을 향해 힘껏 파이팅!!!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