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이고, 구원자,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구원자이십니다. 무엇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까요? 우리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죄, 죽음, 악’으로부터의 구원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죄와 죽음 그리고 악으로부터 구원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그분은 그리스도 왕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병든 이, 장애인, 가난한 이들 만나셨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죄를 사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청합니다. ‘우리에게 잘못한 이을 우리가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소서!’ 죄를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의 권한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한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 것이고,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소녀를 살려 주셨고, 죽었던 라자로를 살려 주셨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서 죽으셨지만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된 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악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광야에서 40일간 단식을 하셨고, 악한 세력은 예수님을 유혹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악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에서 이렇게 기도를 합니다.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으로 갈 것이다.’ 저는 이 말씀의 뜻을 생각합니다. 예전에 가수 남진은 ‘님과 함께’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 되어 겨울이면 행복 하네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대지만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 좋아 님과 함께 같이 산다면” 조금은 단순하고, 순진해 보이는 가사이지만 아주 솔직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건물에서 살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님과 함께 살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늘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매달렸던 죄인은 낙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가기 때문에 그곳이 낙원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사제생활 20년을 하고 있습니다. 5곳이 본당에서 지냈고, 교구청에도 있었고, 캐나다에 연수를 갔었고, 지금은 시흥5동 본당에 있습니다. 제가 주님과 함께 있고, 주님의 뜻을 따를 때는 어느 곳에 있어도 그곳은 낙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님과 함께 지내지 못하고, 저의 욕심대로 살려고 할 때는 어느 곳에 있어도 그곳은 괴롭고 힘든 곳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십자가에 매달렸어도 그곳이 낙원처럼 느껴집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비록 감옥에 갇혀 있어도 그곳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뜨거운 사막에서 살아도 만족할 줄 압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그리스도 왕은 어떤 분이셨는지 생각해봅니다.
권위는 있으셨지만 권위적이지는 않으셨습니다.
힘은 있으셨지만 그 힘을 남용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셨지만 오히려 섬기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대신 지셨습니다.
그분은 피땀을 흘리면서까지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분은 나병환자, 중풍병자, 소경, 세리와 창녀들과도 함께 하셨고 그들을 치유해주시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겸손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의 힘은 사랑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은 비록 돈과 조직, 엄청난 배경은 없으셨지만 희생과 봉사 그리고 기도의 힘으로 세상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분은 승리하셨고, 그분은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분을 그리스도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 같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말라버리는 들꽃과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고통의 바다에서 외로이 떠있는 작은 배와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주님과 함께 지내면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도 아름다운 보석으로 변하게 됩니다. 저녁이면 말라버리는 들꽃도 천상의 향기를 갖게 됩니다. 고통의 바다에 떠있는 작은 배도 목적지를 향해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