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2010. 11. 11. 오전 10:03:51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11월 11일입니다. 11은 꼭 젓가락 같기도 하고, 기찻길 같기도 하고, 다리 같기도 합니다. 젓가락은 맛있는 음식을 위생적으로, 편리하게 옮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처럼 젓가락 사용을 하기 어렵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았고,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반대로 서양 사람들이 잘하는 포크와 나이프를 잘 사용하지 못합니다. 기찻길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기차가 다니는 통로가 되어줍니다. 지난번에 우리는 기차를 타고 성지순례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리도 그렇습니다. 강으로 건널 수 없는 이웃 마을을 편리하게 연결해 주는 것이 다리입니다. 오늘 11월 11일을 지내면서 우리들 신앙인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말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오늘을 ‘빼빼로 데이’라고도 합니다. 이 역시 추운 겨울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라는 뜻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과 우리들의 뇌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눈은 사물을 바라보는 창문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렇게 기쁘고, 감사하고, 고맙게 보일 것입니다. 원망하는 마음으로, 탐욕스러운 마음으로, 시기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아비귀환으로 보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들의 몸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설명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특별한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미 이곳에서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릇에 국을 담으면 국그릇이 되고, 반찬을 담으면 반찬그릇이 되고, 밥을 담으면 밥그릇이 되듯이 우리들 마음에 하느님이 계시면 우리가 사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에 있어도, 아무리 편리한 세상에 살아도 우리들 마음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으면 우리는 아직 하느님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록 감옥에 갇혀있는 신세이지만 바오로 사도의 마음에는 하느님이 계셨고, 그분은 감옥에 있으면서도 영혼이 자유로웠습니다. 몸은 갇혀있지만 바오로 사도의 글을 읽으면 세상 그 어느 곳 보다도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행복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데리고 있으면서 종처럼 대할 수 있는 오네시모스를 기꺼이 필레몬에게 보냈습니다. 본인은 불편하지만 주인인 필레몬에게 보내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레몬에게도 부탁을 합니다. 이제 주님 안에서 한 형제가 되었으니 오네시모스를 종 이상으로 대하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긴 젓가락을 가지고 서로 자기의 입으로 반찬을 넣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서로 흘리고, 제대로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천국에 있는 사람들은 긴 젓가락을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먹을 것을 넣어주었습니다. 그러니 흘리지도 않았고, 서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화답송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이미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는 이!
주님은 영원히 신의를 지키시고, 억눌린 이에게 권리를 찾아 주시며,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네. 주님은 잡힌 이를 풀어 주시네. 주님은 눈먼 이를 보게 하시며, 주님은 꺾인 이를 일으켜 세우시네. 주님은 의인을 사랑하시고, 주님은 이방인을 보살피시네. 주님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나, 악인의 길은 꺾어 버리시네. 주님은 영원히 다스리신다. 시온아, 네 하느님이 대대로 다스리신다.”
.”

댓글 1

  • 2010년 11월 11일 오후 12:2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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