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주간 금요일

2010. 6. 25. 오전 4: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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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6.25 한국전쟁’ 60년이 되는 날입니다. 어릴 때, 6.25가 되면 학교에서는 반공 포스터를 그렸고, 글짓기, 웅변대회 등이 있었습니다.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이 달린 줄 알았고, 우리는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하는 조국의 원수들이라고 배웠습니다. 6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남과 북은 휴전선을 경계로 대치하는 상황이지만 교역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고, 개성공단은 남과 북의 경제협력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대화와 협력이 냉각되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북한을 끝까지 싸워서 이기야 하는 조국의 원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북한 월드컵 팀이 포르투칼에게 7:0으로 패할 때 함께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입니다. 정치, 군사적인 통합은 어렵다고 해도, 사회, 문화, 경제적인 교류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싸움에서 이기는 가장 큰 전법을 이야기 합니다. 그것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중을 알아야 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6월4일에 ‘이웃종교와 소통한 세 거인’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셨지만 ‘강원용 목사님,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스님’입니다. 저는 강원용 목사님과 법정스님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제서품 50주년 축하미사를 마치고 축하식을 할 때였습니다. 강원용 목사님께서는 추기경님을 위해서 기꺼이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법정스님은 명동 성당의 대림특강 때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3분은 서로 종교가 달랐지만 끊임없이 소통을 하였고, 공동선을 위해서 함께 연대하였습니다.

3분이 다른 종교에 대해서 하신 말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른 종교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우선 겸손한 태도를 갖고 많이 배워야 합니다. 많이 배움으로써 신앙의 성숙한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우리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신앙이 있다면 그 신앙의 그릇에 다른 사람의 신앙을 담아내야 합니다.’(강원용 목사님)

‘전체적으로 볼 때 유교는 인본적, 자력적, 상향적, 현재적 성향이 강한 반면 그리스도교는 신본적, 타력적, 하향적, 미래적 성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 두 특성은 인간의 양면적 성향으로 양자택일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입니다. 양교의 조화적 대화는 각자의 자아쇄신과 성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류의 정신적, 영성적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하고 필요합니다.’(김수환 추기경님)

‘종교간의 벽이 허물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대화가 있기 위해서는 독단적인 울타리를 넘어서 모든 종교가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윤리인 공동선을 가지면 용해가 됩니다.’(법정 스님)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있으면서도 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교지도자들이 다른 종교에 대해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종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을 구원과 해탈에로 이끌어 주는 도구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자비를 원하는 ‘나병환자’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나병환자는 이제 병이 나아서 깨끗해 졌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혼의 나병환자’인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우리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과 공동선을 위해서 연대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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