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피정 중인 학생들이 하루를 쉬는 날이었습니다. 지난 10일 동안 하느님의 사랑, 나의 죄를 묵상하고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깃발아래 새롭게 준비하기 위해서 하루를 쉬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남은 20일 동안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동행하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 세상에 오셨는지, 예수님께서는 무슨 일을 하셨는지, 그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지만, 세상을 구원하신 길이었다는 것을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느끼도록 합니다.
하루 쉬는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에 따라서 나머지 피정이 영향을 받습니다. 산에 다녀오거나, 혼자서 조용히 머물다 온 학생들은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가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번잡한 것들을 접하고 온 학생들은 며칠 동안은 힘들어합니다. 아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아도 학생들은 스스로 주어진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 땅을 떠나서 바로 약속의 땅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 40년 동안 지냈습니다. 쇠가 불로 단련을 받아야 더욱 단단해 지듯이, 광야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더욱 키울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광야에서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하느님을 시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모든 것을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묵묵히 주어진 길을 한걸음씩 걸어갔습니다.
학생들에게 하루의 시간을 주는 것은 ‘광야’의 체험입니다. 어떤 학생은 단순히 하루를 즐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시장에도 가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떤 학생은 함께 모여서 피정 중에 있었던 일들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어떤 학생은 지난 10일간을 돌아보며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20일을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광야는 시련과 유혹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광야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 히브리서에서 우리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의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광야에서처럼 주님을 시험하려고 하지 말라.’ 맹자는 군자삼락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첫째는 부모가 살아있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고,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천하의 인재를 얻어 교육을 시키는 일이라.’ 광야의 체험을 잘 하고, 피정을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치유해 줍니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으시고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서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들 또한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때에, 주님께 의지하며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