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음 주가 추석인데 주일이라서 어제 잠깐 집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80이신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위해서 많은 것을 하시더군요. 빨래, 밥, 청소, 쓰레기 정리까지 하십니다. 아버님은 1년 하시는데 너무 힘들어 하십니다. 어머님은 몇 년 하셨는지 여쭈어보니, 55년이라고 하시네요. 55년 동안 아버님을 위해서 손이 되어드리고, 발이 되어드리고, 간이고 쓸개까지 다 드렸다고 하십니다. 하긴 저도 어렸을 때, 다 보았으니, 아버님께서 딴 말씀을 하실 수는 없습니다.
동두천 떡갈비로 점심을 먹었는데, 두 분이 얼마나 다정스럽게 떡갈비를 드시는지, 제가 부러웠습니다. 어머님을 위한 아버님을 사랑을 볼 수 있었고, 아버님을 위한 어머님의 사랑도 늘 그대로 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 동생 수녀가 평화신문에 나왔다고 자랑을 하십니다. 아버님께서는 동생수녀가 평화신문에 나왔는지도 모르십니다.
작은 아버님께서 아버님께 모진 이야기를 하십니다. 형님이 형수님보다 먼저 돌아가셔야 합니다. 아버님도 예전 같으면 한 말씀 하실 터인데, ‘그래 내가 먼저 가야지.’ 하십니다. 삶과 죽음이 그냥 옆집 놀러가는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사실 사는 것과 죽는 것이 그리 큰 여행도 아닌데, 우리는 그 거리에 참 많은 것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성모님께 대해서 우리 교회는 많은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성모님은 평생 동정녀이셨다.
성모님은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
성모님은 승천하셨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시다.
성모님은 교회의 어머니시다.
신학교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마리아론이라는 이름으로 1년을 배웠습니다. 성모님을 신학의 ‘틀’에 가두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성모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이 땅에 많은 어머니들은 지금도 숨 죽여 지내고 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어머니들은 지금도 기러기 아빠, 기러기 엄마가 되어 생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어머니들은 지금도 자신의 온 몸을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지금도 이 땅의 그런 어머님들과 함께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지금도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래도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하느님께 순명을 드리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광과 영예는 모두 하느님의 것이고, 우리는 그저 당신을 찬양하고 찬송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