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의 너그러움

2023. 9. 11. 오후 8:21:50

글자

강감찬의 너그러움

본관 금주(衿州:서울 관악구 봉천동), 초명 은천(殷川). 983(성종 2)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예부시랑이 되었다. 1010(현종 1) 거란의 성종40만 대군으로 침입하자, 조신(朝臣)들은 항복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이를 반대하고 하공진(河拱辰)으로 하여금 적을 설득하여 물러가게 하였다. 그 뒤 한림학사·승지·중추원사(中樞院使이부상서·서경유수·내사시랑평장사를 역임하였다.

귀주에서 거란족을 물리치고 당당히 돌아온 강감찬을 위해 현종이 연회를 베풀었다. 강감찬의 자리는 현종의 바로 옆에 있었다.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연회상 앞에서 한창 흥이 무르익을 무렵 강감찬이 현종의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일어섰다. 현종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강감찬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아뢰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강감찬은 내시를 향해 따라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내시와 마주선 강감찬은 먼저 주위를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내가 조금 전 밥을 먹으려고 주발을 열었더니 빈 밥그릇이더구나. 아마도 너희들이 실수를 한 듯싶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내시의 얼굴은 노랗게 질렸다. 그날의 주인공은 강감찬인데 주역에게 그 같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성미 급한 임금에게 알려지면 벌을 받을 것이 틀림없는 일이었다.

장군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내시는 무릎을 꿇은 채 떨며 잘못을 빌었다. 그러자 강감찬은 두 팔로 내시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됐다. 그만 일어서거라. 내 한 가지 묘안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여라.”

강감찬은 내시의 귀에 무언가를 나지막이 속삭였다. 잠시 후 연회장으로 들어온 강감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때 내시가 강감찬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장군님, 진지가 식은 듯 하오니 바꿔드리겠습니다.”

 

-참되고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전부를 용서하는 데서만 찾을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

 

상대방의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한다는 것, 그것을 곧 사랑입니다. 그리고 배려입니다. 강감찬 장군의 뜻 깊은 사려(思慮)는 우리 마음에 큰 감동을 주고도 남습니다. 우리는 남이 한 일에 대하여 글로 접하거나 말로 들었을 때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같은 일에 처했을 때 과연 나도 그렇게 슬기롭게 대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 해 볼 일입니다.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줄 수 있고, 변론해 줄 수 있고,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리고 아름답게 포장해 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경에서도 용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 32)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마태 6, 14-15)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