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주님 뜻대로 처리하소서.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마르 10,29-30). 우리는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을 믿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과 가족을 버릴 정도의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씀에 그다지 동의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버리다’는 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리스 말인 ‘아피에미’(afiemi)라는 낱말을 번역한 ‘버리다’의 본디 뜻은 ‘내팽개치다’ 또는 ‘쓰레기 취급을 하다’가 아닙니다. ‘그냥 두다’라는 뜻을 지닌 낱말입니다. 곧 내 뜻대로 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두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집이나 형제, 자매, 어머니, 아버지, 자녀, 토지를 자기 것으로만 생각하고 온전히 거기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로 여기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그것들이 쓰이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냐시오 성인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온전히 받아주소서.
저의 모든 자유와 저의 기억과 지성, 저의 모든 의지와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받아주소서.
주님께서 이 모두를 제게 주셨으니 주님께 모두 돌려드리나이다.
이 모든 것은 주님 것이오니 주님께 모두 돌려드리나이다.
이 모든 것은 주님 것이오니 온전히 주님 뜻대로 처리하소서.
그리고 제게는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주소서. 제게는 그것으로 족하옵니다."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 내가 원하는 방향, 내가 만족하는 방향이 아니라 주님께서 생각하시는 방향으로 쓰이도록 내어 맡기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입니다.“ -한재호루카 신부-
주님의 뜻,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랑은 누가 명령을 하여 행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보던 보지 않던 개의치 않고 나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착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행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가 바라는 대로 해주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사랑’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함께 가주고,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도 기꺼이 내어주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곧 ‘사랑’이라고 하십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이 바라시는 사랑의 전도사가 될 수 있도록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주님, 이냐시오 성인의 기도가 저희의 기도가 되게 해 주시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옵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