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무게
예수님이 두 제자에게 똑같은 십자가를 내어주며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 끝에 가 있을 테니 너희는 그곳까지 십자가를 지고 오너라.”
그들은 곧바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한 제자는 가볍게 십자가를 메고 가는데 다른 제자는 뒤쳐졌습니다. 결국 앞선 제자는 하루 만에 도착했고 뒤따라온 제자는 이튿날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늦게 온 제자가 십자가를 내동댕이치며 따졌습니다.
“주님, 왜 제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주셨습니까?”
“십자가는 둘 다 똑같은 무게였느니라.”
제자가 반문했습니다.
“그럼 저만 십자가를 옮기느라 쩔쩔 맸다는 말씀입니까?”
그러자 주님이 그를 타이르며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를 탓하지 말거라. 십자가가 무거웠던 이유는 바로 너에게 있느니라. 네가 불평을 늘어놓을 때마다 십자가의 무게가 늘어난 것이다. 너보다 앞선 제자는 믿음을 안고서 지고 갔기에 갈수록 가벼워졌느니라.”
아무리 힘든 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쁘게 하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처리되지만, 불평불만을 하며 맡겨진 일을 하다보면 짜증만 나고 좋은 경과를 얻지 못합니다.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적극적인 마인드(mind)로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창출(創出)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6, 24-25)라고 말씀 하십니다.
심리학자들이 말기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처음엔 대부분 ‘거부의 단계’로 ‘이 진단은 오진(誤診)일거야, 라고 진단 자체를 거부하게 되고 진단이 잘못되었기를 바라며, 두 번째는 ‘원망의 단계’로 절대자인 신에게 ‘왜 하필이면 나야.’ ‘내가 무얼 잘못했기에 나야’라며 항의하고 절규(絶叫)를 한다고 합니다. 세 번째 단계로 치료될 가능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협상의 단계’로 절대자에게 ‘이번에 내 병을 났게 만 해주신다면 당신 말씀대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조건부 흥정을 하게 되고, 네 번째는 포기의 단계를 거치게 되며,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서는 ‘감사의 단계’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뉘우치며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하고 절대자에게도 찬미와 감사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 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없을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기쁨과 평화가 없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나는 내 마음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봅니다.” / 이해인 수녀
나에게 십자가는 무엇입니까? 사순절을 맞아 나에게 십자가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십자가를 가볍고 즐겁게 잘 지고 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내 마음이 메마르고, 외롭고, 불평이 쌓이고, 기쁨도 없고, 희망이 살아질 때 그 답을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신 이해인 수녀님의 글 속에서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오늘 훈화는 코린토 1서 13장 말씀에 나오는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으로 마치겠습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