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사랑입니다
-사순시기 묵상집 ‘만남’ 신은근 신부님 지음-에서 옮김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마태 9,14)
성공한 형이 동생에게 자동차를 사줬습니다. 신이 난 동생은 친구들에게 자랑했습니다. 모두 부러워했습니다. 으쓱해진 동생이 한마디 했습니다. “너무 부러워하지 마라. 너희들도 선물 받을 날이 있을 거야.” 그러자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네가 부러운 게 아니고 네 형이 부럽다. 나도 동생에게 차를 사주는 형이 되고 싶어.”
장학금을 받으면 부러워합니다. 돈을 타면서 공부한다고 선망의 눈길을 보냅니다. 하지만 부러움의 진정한 대상은 장학금을 내놓는 사람입니다. 베푸는 사람을 부러워하면 베푸는 사람이 됩니다. 받는 것을 탐내면 언제나 받는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희생하지 않으려 합니다. 희생으로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직 받는 훈련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덜 받으면 섭섭하게 생각합니다. 받지 못하면 원망을 쏟아냅니다. 제때 주지 않으면 비판하는 사람으로 돌아섭니다. 얼마나 많은 젊은이가 베풀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있는지요?
밀알이 땅에 떨어져 싹을 틔웁니다. 씨앗 자체가 썩어 양분이 되고 그 양분을 딛고 새싹이 돋습니다. 냉정한 자연의 신비입니다.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육강식 사회에서 약한 짐승이 살아남는 것은 어미의 희생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새끼를 둔 어미는 죽음 앞에서도 달아나지 않습니다.
미물의 세계도 이렇듯 희생을 바탕으로 싹이 트고 새끼가 자라납니다. 본능이라 하지만 감동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희생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닙니다. 밀알이 썩는 행위입니다. 썩지 않으면 누구라도 한 알 그대로 남습니다. 삶의 허무는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나무와 풀들이 건강한 것은 보이지 않는 뿌리가 건강한 까닭입니다. 뿌리가 튼튼하면 줄기와 잎은 자동적으로 튼튼합니다. 화려한 꽃과 알찬 열매는 보이지 않는 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뿌리는 희생입니다. 절제입니다. 그리하여 밀알을 썩게 하는 행동입니다.
어떤 가정이든 나름대로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삶의 어두운 부분입니다. 누군가 그 십자가를 안고 있기에 생명력이 집안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 십자가를 안은 채 썩고 있기에 하느님의 힘이 함께 있습니다. 동참해야 합니다. 함께 희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희생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한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성격이 강한 사람은 조금은 죽여야 합니다. 자존심 센 사람도 질투심 강한 사람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런 행위가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길입니다. 나의 밀알을 썩게 하는 행동입니다.
실천 없는 사순절은 연례행사일 뿐입니다. 십자가를 느끼지 못하면 사순절의 전례는 무의미해집니다. 부활은 사순의 결실입니다. 어떻게 지내냐에 따라 부활절을 맞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씨앗이 썩으면 당연히 새싹이 돋습니다. 희생하라고 단식이 있습니다. 단식은 목적이 아닙니다. 희생의 수단이며 훈련입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단원들께서는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단장님들께서는 2/28(목), 3/7(목), 3/14(목) 저녁 8시에 실시하는 사순특강에 전 단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활동으로 배당해주시고 참석 인원은 4월 꾸리아 월례보고시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