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99%

2012. 9. 21. 오후 11: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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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99%
  
에스파니아 전쟁 때 쿠바에 진주한 미국 기병대 지휘관은 훗날 대통령이 된 루즈벨트였습니다. 전쟁 중에 식량이 부족해 곤란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마침 민간 의료봉사대에서 보내온 식량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책임자는 후에 미국의 백의의 천사로 유명해진 바턴이었습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루즈베트 대통령은 직접 교섭에 나섰습니다.

식량 일부를 파십시오. 가격은 좀 비싸도 괜찮습니다..”
그러자 바턴은 한 마디로 거절했습니다.
당신은 의료 봉사를 한다면서 부상병들이 굶어 영양실조가 되어도 좋다는 말이오?”
바턴은 미소를 띠고 말했습니다.
팔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냥 달라고 부탁해보십시오.”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때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 그런 간단한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군요. 당신의 친절과 사랑을 믿지 못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용서해주십시오.”
 
사람들은 세상이 갈수록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에는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느 일간지에, 어느 할머니는 6.25 전쟁 때 남편과 자식을 모두 잃고, 평생 혼자서 살며 모은 돈 수십억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정치면의 다음 장에 실린 할머니의 말은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덜 먹고, 덜 입고해서 힘들게 모았지만, 죽어서 짊어지고 갈 순 없지요. 공부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쓴다면 언젠가 그들도 또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지요.”

사람들은 흔히 돈이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본다면 살 수 있는 건 고작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99%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마음이 차지하는 것이지요.
고작 1%에 불과한 것을 모든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순수한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저녁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자 모임이 있었습니다. 길게는 6개월간, 짧게는 3개월간(외짝 반) 묵묵히 봉사를 한 단원들이지만 어느 한 사람 힘들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내일 특전 세례미사에 해야 할 일을 논의한 후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한 시간 동안 진지하게 토론하였습니다.
 
회합을 마치고 20시 경 성당 문을 나오는데 그 늦은 시간 빈첸시오 회원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쌀과 김치 등을 전달하고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헤어질 때 우리들의 밝고 활기찬 인사말은 행복과 평화 바로 그것 이었습니다.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순수한 마음 99%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은 순수가 과연 몇%일까요? 교회의 모든 활동은 나 하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할 때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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