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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뭔가 조급했었습니다.
이전의 실패같은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어떤 브레이크들이 있으면서도
다시금 당신에게 열광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지금 현실이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
그것도 대단하지 않은 작은 일들로..
삐순이인 저..미카엘라..
이름은 천사지만 사실은 맨날 삐지고 징징대는 아이..
감기가 들어서 몸이 아픈데
목이 쉬어서 따끔대는데 마이크가 안나오는 일이 생기고,
아이들은 자꾸만 수업시간에 떠들곤 합니다.
성의있게 말해도 엎드려 자는걸 보면
미사 시간에 조는 나처럼
당신은 절대로 삐지지 않는 신이 아니란 것을 느낍니다.
아는 척해주는 학생이 반갑고
점잖게 반대표라고 굳은 표정으로 공식적인 인사를 건네는 어깨가 밉살맞습니다.
반대표는 학생이 아닌가? 싶은..그런 삐순이가 되고 마는 선생..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출석부르고 나가라고 일일이 참견해주는
수업끝나갈때 지난 번에 빠진 출석을 확인하려고 오는 학생들..
내 몸이 찌부두둥하고 아픈데
일일이 대꾸해주는게 어지간이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누가 학생이 예뻐서 가르친다고 합니까?
말이 학생이지 고물고물한 애물단지들..
저것들이 졸업하고 나가면 제 앞가림은 잘해나갈까?
오지랍넓은 생각까지 해대지만
짜증은 있는대로 다부립니다.
취업이 되어버려 클래스는 반정도는 빈 강의실..
뎅그마니 떠들어대는 내가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도
내가 실어대는 에너지는 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학생생활의 마지막 추억에 속하는 일들일까?
지식이라는 것들은 어떤 내용일까?
아직도 프로가 못되는 나 미카엘라 교수님..
학과로 돌아와서도 새로온 조교가 낯설어서 눈치를 보고
얼버무리면서 교재를 복사하는 것이 움츠러드는 나..
그김에 책쓸때 필요한 스카치테잎을 하나 얻어가지고가서
문방구라도 차릴 정도로 많은 물건들을 다 써가면서
찢어붙이고 오려붙이고..그것도 모자라 써넣어가면서 교과서를 만들고 있는 나..
구상한다 생각하다
감기약 기운인지 엎드려 꿈까지 꾸면서 잠들어서
또 삐져버린 나..
왜 대학에 출퇴근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야?
답은 알고 있지만..직장이니까..
그래도 그것이 못내 심술이나서 오분이라도 빨리 일찌감치 자리를 비우는 나..
새벽미사에 참석하면서 나를 다지고
나의 막장을 벗어나려는 몸부림들이 시작되어져야 하는 곳은
바로 이런 곳..이런 곳에서 당당하게 남을 할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상처주지 않도록..그저 상황묘사를 하고 있는 나에게 상처받는 사람들..
의도가 그런게 아니라고 누누이 설명해도 이미 늦은 후..
조금은 더 사랑을 머금고
조금은 더 사랑을 품어대고 먹어줄 마음이 필요한데..
없는데 있는척 말로 위선을 부려대면서
갖은 척을 해대거나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서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하나하나를 지금 여기서 해나가는 것이
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이에 삐지고 또 토라져도
다시 일어서서 서서이 차오를때까지 기다리고
넘어지면 또 일어나는 나를 단련시키는 연습을 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냉정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시간을 당신께 변명하기 보다는
독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이유를 당신께 이해받기 보다는
그저 지금 순하게 하나를 그 단 한가지를 바꾸면서
서서이 차오를때까지
자신을 들볶아서 위선자로 만들고마는 사이비 종교인이 되지 않도록
기다리고 노력하면서 수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굳어진 얼굴이 어거지로 웃어지지 않듯이
아무도 나를 쳐다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기억해주는 학생 앞에서
난감하던 기분처럼 이미 나를 머리털까지 세고계신 당신을 느끼면서
내가 아는 것들을 확장시키지 말고
그저
그저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는 눈으로 보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미움의 눈에서 사랑의 눈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서이 차오를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나불거리는 입싼 소리로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버팅겨나가도록
서서이 차오르더라도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망가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했지만,
그 실수를 잊어버리는 것은 바보입니다..그런 것 같습니다.
주님
제 머리카락 하나하나 다 알고계시는 주님..
차올라 웃음이 나올때까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길때까지
저를 버리지 말고 곁에 계셔주십시오.
늘 두려운 것은
제가 일을 못해내서 당신께서 저를 팽개치실까..그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을 떠나려고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금 깨닫는 것은
세상의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나의 모습이 온전해지려면
당신에게 대한 사랑으로 나 자신이 서서이 차오를때까지
당신도 저도
기다리고, 아주 조금씩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다리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오늘은 너무 아픕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렵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