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나무

2009. 8. 31. 오전 9:45:55

글자
  봄날 움이 트고 봉우리가 맺혀서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아름답다. 여름의 시퍼런 숲은 가을에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나뭇잎을 변해서 겨울이 되면 앙상한 가지를 드리운다. 사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 인생도 이처럼 계절의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해나가는 나무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십대까지는 대개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성장해나간다. 부모님의 영향이 반드시 이상적인 형태를 모양지어주지는 않지만 스스로 일어서서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것은 이십대일 것이다. 씨를 뿌리는 시기일 것이다. 삼십대는 뿌리를 내리는 시기인 것 같다. 나무가 뿌리를 흙속에 내리려면 얼마나 아프겠는가? 연한 살을 흙속으로 파묻어서 뿌리를 내리려면 나무는 아프기도 할 것만 같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이 없어서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하여 땅에 뿌리내린 나무는 사십대에 들어서야 영양분을 뿌리에서 빨아올려서 꽃을 피워낸다. 인생의 아름다운 시가는 사십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장 알차고 가장 화려한 인생의 시간들일 것이다. 그리고 열매는 오십대에 맺는다고 할 수 있다. 나무에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린 열매들..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무에 달린 열매는 나무에게는 아픈 결실이지만 나무가 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 곁에 다가가는 사람들이 따먹게 된다. 그러니 남는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늘 인생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곤 했었다. 그래서 지루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일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다. 백살을 산다고 해도 건강하게 활동하면서 사는 시간이 길어야 잘 사는 것이다. 그러니 오십대에 맺는 열매는 나누어주는 삶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남는 장사는 아닌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은 살아있다는 일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그저 목숨이 붙어있는 일만으로도 살아있다고 할 수 없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을 살지 않는 한 그것은 진정하게 살아있는 일이라고 존중해줄 수가 없는 일일런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것이나 죽은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삶이라면 그것은 살아가는 일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구실을 해내는 동안이다. 그것은 궂이 움직이는 역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역할도 해내는 동안이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역할을 해내기 위하여 하나의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든든하게 땅에 자리 잡을 것이고 영양분을 빨아들여 나무를 키워낼 것이다. 잎이 무성한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낼 것이다. 그러나 그 나무도 생명이 다하면 죽게 되어있다. 살아있는 동안만 나무인 것이다.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즐겁고 충실하게 한 인간의 몫을 해내도록 도와주는 일이 교육에서 담당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있는 직장은 그리 객관적인 지명도가 높아서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 아닌 대학이다. 그래서 부적응하거나 탈락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사실 내가 한때 잘나갔는데 어쩌다가 여기 진학하여 학교가 맘에 안들어서 다니기 싫다고 생각하기도 하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러나 사실 취업도 결혼도 그 세칭 일류대학에 비하여 조금 뒤지는 것은 사실일런지도 모르지만 인생이라는 긴긴 여정에서 본다면 그것은 아주 조그마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이다.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의 눈으로는 이것이 다일 것 같지만 삼십대 이후에 사회 자기 자리에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다 보면 인생이라는 길에서 그 문제는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사실 살다보면 아주 지엽적인 문제가 걸려서 중요한 줄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도 가끔 저지르는 실수이지만 그런 모습을 한 사람들을 보곤 한다. 안타깝다. 발견하게 되는 것을 더 중요한 줄기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나무를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려는 노력이 아닐런지 싶다.

   선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앞서 나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일 것이라 생각한다. 젊어서 해본 갖가지 실패들은 나의 거름들이 되고 자양분이 되어서 삶에 대한 설명력을 갖게 해준다. 그래도 다른 인생보다 나에게는 하나뿐인 내 인생을 소중해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생겨난 자존감들이 많은 것들을 견디고 지켜나가게 하여주었다. 삶은 그채로 소중한 감사할 덩어리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아니한가? 삶은 그채로 소중하지 아니한가? 자신의 인생은 자신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닌가?

 

댓글 3

  • 2009년 8월 31일 오전 11:48

    맞아요. 내인생이 내게 가장 소중하죠.

  • 2009년 8월 31일 오후 1:06

    소중한 내 인생,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내 인생~~

  • 2009년 8월 31일 오후 8:50

    인생이란,, 삶이란,,,청춘이란,,,돌아서보면 그 지나간 구석구석이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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