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 당연한 서투름에 관하여..

2009. 8. 30. 오후 4:42:12

글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꿈꾼다. 그리고 사랑을 주고받기를 원한다. 노래 가사를 들어봐도 사랑을 예찬하고 그 희열과 사랑이 가버린 후의 상심을 노래한 주제가 얼마나 많은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감정인지를 알기는 한다. 나 역시 사랑하고 받는 일에 목을 매달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랑이라는 것이 있을까? 조금 더 세월을 살다가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나이가 너무 어려서 그런 선택을 했지, 결혼을 해서 오래오래 함께 살았더라면 바람피거나 성격차이로 이혼을 했을런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끈한 사랑으로 결혼해 놓고서 서로 웬수라고 부르는 부부들을 더러 보니까 말이다.

   부모 자녀간의 사랑도 그러하다. 어머니와 함께 오십년을 살지만 내 맘과 어머니의 마음은 다르다. 당연하게 여겨주는 것들이 있으니 넘어가는 것이지 뭐 순간순간 흡족하냐 하면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서로 화나서 싸울때 누가 모성애를 본능이라고 하던가? 자식이라는 이유로 입을 다물어야 하는 예의는 너무나 많다. 그것을 발견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관념상 부풀어져 있는 사랑은 없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일..그리고 노력하는 덕목들로 서로 감싸는 일이 사랑이지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져서 반짝거리는 그런 특별한 사랑은 호르몬 분비의 일시적 착각일지도 모른다. 더 오랜 긴긴 시간은 지루한 일상으로 이루어져서 그 사랑이 가꾸고 노력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을 현실에서 보여주곤 한다.

   때론 사람들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서러워하는 것을 본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그것은 자신이 설정한 사랑이라는 관념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주어진 것이 이미 사랑이고, 주어진 것이 이미 현실이며, 주어진 것이 이미 삶인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온갖 불행의 원천이며,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비교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을 사랑하지 말고 사람을 사랑하자고 마음 먹어본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은 때론 무척 아프다 때론 무척 귀찮다. 때론 희열이나 보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척 고달픈 일이다. 그러나 사랑해야 하는 것은 목숨 붙어있는 사람을 곁에서 지켜주는 일이다. 예수도 그렇게 사랑하라고 하지 않던가?

사랑은 이미 하늘에서 줄 만큼 주어졌다. 이 세상에 주어진 것으로 충분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살아있는 사람들끼리 나누어야 한다는 일이다.

   그러나 나누는 일이라는 것은 이해관계와 삶이 간여되는 한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관념상으로는 팔이라도 잘라줄 것 같은 사람도 구체적인 현실에서 조금을 양보하라고 하면 아주 힘들어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주 조금만 앉은 자리에서 곁을 내어주고, 아주 조금만 앉은 자리에서 힘을 실어주는 그런 것들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노력만 하면 없는 무에서 새로운 것이 창조될 것처럼 의욕이 넘치는 사람을 보면 솔직히 난 버겁다. 물론 그 의욕도 없는 사람은 지루하지만 말이다. 간간히 삶에서 그런 구석도 필요하다. 첨단 의학은 그런 상황들을 창출해내지 않는가? 그러나 곁에서 조금을 양보해주고, 곁에서 조금을 이해해주고, 곁에서 조금을 도와주는 그런 사랑들이 그 창조의 밑에 깔린 자원이 되어준다. 그런 사랑들은 열심히 수고하고서 생색조차 내지 않고 사라져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사랑..그것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이다. 그래서 모든 사랑은 서툴고 새롭다. 그렇지만 사랑은 요구하고 소유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서로를 놓아주고 서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서로를 위한 노력일 것이다. 오십이 되니 꿈에서 깨어나 현실 속에서 가능한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누구나에게 합당한 사랑 말이다.

 


 

 

댓글 3

  • 2009년 8월 30일 오후 8:07

    방장님, Perhaps love 음악 좀 올려주세요. 사랑에 대한 시적인 정의가 아름답게 펼쳐지지요

  • 2009년 8월 30일 오후 8:16

    사랑은 언제나 어려워요~ ^^;;

  • 2009년 8월 30일 오후 10:34

    따끈한 사랑으로 결혼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그 온도는 달라졌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그 사랑이 더 진솔한 사랑이라 믿으며 살아갑니다...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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