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한 날이었습니다.

2009. 8. 24. 오후 7:13:46

글자

 

학교는 개강을 하였습니다.

복도는 학생들로 시끌거립니다. 북적대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찾아오는 학생들의 인사와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정마로 반갑습니다.

목이 터지도록 신경을 써주어야하는 나의 몫들이 그런대로 넉넉합니다.

어느새 나는 이런 역할에 당당해졌는가..싶어졌습니다.

이것만으로 족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어느 한 학생의 인생이 나로해서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쾌감인지를 이제는 즐기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지난 학기 중간고사 이후 아예 수업을 빠져먹고 시험을 보지 않아서

평량평균 4.5점 만점에 .39의 성적으로 전체 꼴등을 한 학생..

학자금대출을 받으려면 지도교수의 추천서가 필요하다고 찾아왔는데..

피아노가 너무 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피아노 학원에 있는 친구들과의 대화와 꿈이 좋았던 것입니다.

결국 맘 붙일 곳 없던 정서의 문제..

내 연구실 근로학생으로 삼으려고 해도 성적이 너무 낮아서 불가능했고..

 

결국 지금 쓰고 있는 책의 교정을 보고 문맥을 손보라고

원고를 출력해서 주고서 이 일을 하면서 매주 들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보수로는 성적이 4.0이 될 경우 오디오형 카세트 라디오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눈이 둥그래져서 정말이요?

그래..내게도 귀한 것이지만 줄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교수들은 그 학생을 거의 인격 이하로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한 인생의 위험천만한 시간입니다.

조금 발을 헛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질런지도 모릅니다.

 

피아노 학원에서 친구들과 나누던 대화가 하고 싶으면 내 연구실로 언제든지 오너라

여기에는 피아노곡 카세트와 CD가 많이 있단다.

마음놓고 들어도 된단다..

저 격정이 가라앉아야 한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그 격정이라는 것이 누르고 눌렀던 결핍된 욕구불만이라는 것도..

내가 상대해줄께..

 

이번 학기의 나의 화두가 된 혜미를 위하여

여러분들도 기도 중에 기억해주십시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졸업을 하도록..

인정해주고 격려해주어 밑바닥에서 상위권으로 성적을 올린 학생들은

머리가 나빠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그저 애들의 능력이 모자라다고 구박해대는 선생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사람을 사람이라고 보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너무 물렁물렁한 걸까요?

 

암튼 학기는 오늘부터 시작되었답니다.

 

 

댓글 4

  • 2009년 8월 24일 오후 8:18

    존경 받으실 스승님 이십니다.

  • 2009년 8월 24일 오후 10:40

    정말 본받아야 할 우리 신앙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사람' 에 대한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훌륭하십니다....

  • 2009년 8월 25일 오전 5:53

    혜미의 마음에 있는 격랑이 넒은 누님의 마음의 강에서 안정된 흐름이 되리라 믿어봅니다. 음악이 흐르는 차분한 강물을 상상해 봅니다.

  • 2009년 8월 25일 오후 5:28

    어이구! 내 새끼, 강아지! 사랑을 듬뿍 받은 제자가 부럽습니다.

│ 이 │이바구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