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이상희 요셉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이미 제가 누군지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
이미 세상사 모든 것을 꿰뚫고 계실 위치에 계시므로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례하다면 용서를..
어쩌면 다 아셔야 한다는 무언의 제 바램이기도 하구요. 하여간 이렇게 불러보니 기분은 좋습니다.
여기 멜번의 날씨가 어떤 것인지 신부님께서는 잘 아시죠?
멜번의 새내기로서 처음 겪는 겨울이라 약간 어리둥절하고 뭐랄까 문화적인 충격에 이은 기후충격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적응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란거 아시죠?
오늘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요 아래에 여러 자매님들께서 올리신 글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저희 어머님께서 돌아가실 때도 전 울지 않았었습니다. 너무 못된 자식이라고 말씀하셔도
틀린 말씀이라 말하지 않을 정도로 그냥 침착하게 상을 치뤘었습니다. 막내로 자랐고, 어머님께
응석받이로 그리고 말도 안되는 떼를 써가며 곤란하게 만들었던 그런 놈이었는데도, 정작 제가 있는
이 세계와 어머님이 작별을 고했는데도 그저 좋은 곳에 가셨을 것이란 믿음 하나 뿐이었습니다.
물론 10년이란 긴 시간을 병상에 계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랬다고 하면 너무 부족하지만...
그런데, 신부님 연도 때 뭐랄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느꼈었고,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그것이 여기 멜번 성당 교우들의 마음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을 보내고 여기 이곳 멜번의 교우들은 마음의 큰 빚을 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제가 함부로 이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이 송구스럽고, 상처가 깊은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태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많은 신부님들을 웃기셨다는 "가슴앓이"란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저지른 죄가 너무 큼에 그저 울음이 밀려올 따름입니다. 왜 이런 결과를 만들어 되돌릴 수 없게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린 이렇게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과거 저질렀던 실수로 가슴아파하고
제발 또다른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만 어느새 같은 죄를 저지르곤 하는
나약해빠진 그런 존재들이지요.
저희가 가슴이 더 아픈건 아마 예수께서그랬듯이 모두를 용서하시고 사랑을 더 베풀지 못했다는 신부님의 자책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는 겁니다.성직자로서 그렇지만 한 인간으로서 겪으셨을 육신의 고통을 생각하면 어찌해야할지 난감할 따름이고 애꿎은 가슴만 치게 됩니다. 그래서 부탁드리는 것인데 들어주실거죠?
제발 여기 멜번 교우들이 아 아픔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세요.
신부님을 고통스럽게 그분 곁으로 데려가게한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길...
그리고, 우리 성가대가 교우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게 성령으로 감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드릴게요. 저희를 용서하신다면 저희 가슴 한 켠에 차 있는 미움의 마음도 없애 주시고,
언제나 서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
신부님을 사랑했고, 언제나 사랑하는 우리 교우들의 마음 헤아려 주실줄 믿습니다.
생전에 신부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저도 많이 사랑합니다. 해맑게 웃는 모습 언제나 기억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