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요셉 신부님께...

2008. 8. 27. 오후 9:24:44

글자
+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이상희 요셉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이미 제가 누군지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
이미 세상사 모든 것을 꿰뚫고 계실 위치에 계시므로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례하다면 용서를..
어쩌면 다 아셔야 한다는 무언의 제 바램이기도 하구요. 하여간 이렇게 불러보니 기분은 좋습니다.
 
여기 멜번의 날씨가 어떤 것인지 신부님께서는 잘 아시죠?
멜번의 새내기로서 처음 겪는 겨울이라 약간 어리둥절하고 뭐랄까 문화적인 충격에 이은 기후충격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적응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란거 아시죠?
 
오늘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요 아래에 여러 자매님들께서 올리신 글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저희 어머님께서 돌아가실 때도 전 울지 않았었습니다. 너무 못된 자식이라고 말씀하셔도
틀린 말씀이라 말하지 않을 정도로 그냥 침착하게 상을 치뤘었습니다. 막내로 자랐고, 어머님께
응석받이로 그리고 말도 안되는 떼를 써가며 곤란하게 만들었던 그런 놈이었는데도, 정작 제가 있는
이 세계와 어머님이 작별을 고했는데도 그저 좋은 곳에 가셨을 것이란 믿음 하나 뿐이었습니다.
물론 10년이란 긴 시간을 병상에 계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랬다고 하면 너무 부족하지만...
그런데, 신부님 연도 때 뭐랄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느꼈었고,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그것이 여기 멜번 성당 교우들의 마음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을 보내고 여기 이곳 멜번의 교우들은 마음의 큰 빚을 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제가 함부로 이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이 송구스럽고, 상처가 깊은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태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많은 신부님들을 웃기셨다는 "가슴앓이"란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저지른 죄가 너무 큼에 그저 울음이 밀려올 따름입니다. 왜 이런 결과를 만들어 되돌릴 수 없게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린 이렇게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과거 저질렀던 실수로 가슴아파하고
제발 또다른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만 어느새 같은 죄를 저지르곤 하는
나약해빠진 그런 존재들이지요.
 
저희가 가슴이 더 아픈건 아마 예수께서그랬듯이 모두를 용서하시고 사랑을 더 베풀지 못했다는 신부님의 자책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는 겁니다.성직자로서 그렇지만 한 인간으로서 겪으셨을 육신의 고통을 생각하면 어찌해야할지 난감할 따름이고 애꿎은 가슴만 치게 됩니다. 그래서 부탁드리는 것인데 들어주실거죠?
 
제발 여기 멜번 교우들이 아 아픔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세요.
신부님을 고통스럽게 그분 곁으로 데려가게한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길...
 
그리고, 우리 성가대가 교우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게 성령으로 감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드릴게요. 저희를 용서하신다면 저희 가슴 한 켠에 차 있는 미움의 마음도 없애 주시고,
언제나 서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
 
신부님을 사랑했고, 언제나 사랑하는 우리 교우들의 마음 헤아려 주실줄 믿습니다.
생전에 신부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저도 많이 사랑합니다. 해맑게 웃는 모습 언제나 기억할게요.
 
 

댓글 8

  • 2008년 8월 27일 오후 9:38

    신부님! 저희의 슬픔과 미움을 주님께 봉헌하고 당신께서 못다하신 사랑만을 할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전구해 주세요~

  • 2008년 8월 28일 오전 7:03

    화이팅~!!시샵님 마음이 모두의 마음이라 믿습니다. 우리의 희망을 신부님께서 아시고 벌써부터 이끌어주시고 계심이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 잘 해 봅시다~!

  • 2008년 8월 28일 오전 8:10

    감사합니다.

  • 2008년 8월 28일 오전 9:22

    미움,미움,다 떠나버리고, 오로지 사랑만이 필요해요. 시샵님,너무 멋져요!!!

  • 2008년 8월 28일 오전 10:08

    강찬 시인은 어찌 그리 내마음 아니 우리마음을 쪽집게 귀신처럼 아신다요? 정말 구구절절이 마음에 와닿고 위로도 받고 눈물도 흘리고 너무 감사해요.

  • 2008년 8월 28일 오후 8:22

    성가 연습 처음 나온 강찬씨가 수사님 분위기, 요셉 신부님을 닮았더랬어요. 무척 놀랐지요. 이 모든 것이 그 분의 뜻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런지.

  • 2008년 8월 30일 오후 4:51

    대단한사람이라고 생각은했었지만 역시 우리제부 답네요 지금의모습이 그려지네요 정말 가슴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네요 하느님께 감사의기도를 드리고 찬양합니다

  • 2008년 8월 30일 오후 5:04

    예전 그 아픔을 직접 겪었던 오래된 교우들의 마음을 오신지 얼마안된 강찬씨가 참 잘 표현해 주신 것이 감동 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신부님께서 우리가 힘들때나 즐거울때나 늘 함께 할거에요.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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