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여름날..
여름에 개도 않앓는다는 여름감기를 앓으면서
안질로 고생..충혈은 아직 있지만..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시작된 계절학기 부담스럽고 재미없습니다.
성의도 없는 것만 같아서 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자리에서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뒤에 서있는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은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그렇게 싫고 게으르고..어쩌면 의욕적일 수도 있는..
너무 단순한 생각일런지요?
사흘남은 계절학기를 얼른 끝내치우고 생활을 리듬을 바꿔서
그간의 피로를 잊고 충전을 받고 싶습니다..대단하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동료들이 그리 아주 별난 사람들은 아니었을것이고
못견뎌한 것은 나였을 뿐일것입니다..아마도..
그렇게 문제의 촛점을 내게로 끌어당겨서 반성을 해보려합니다.
어디서부터 나의 문제가 시작이 되었던 것일지..
노력을 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결국은 사람인데..
사람을 믿던 믿지 않던 많은 이야기들은 결국은 사람 속에서
사람을 위하여 일어나는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인데..
그것이 단순히 장미빛 무지개색으로 치장되리라는 환상을
벗어나는 것이 진실로 하느님을 따라가는 길이라는 것인데..
다른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겨우 알아듣는 이야기들은 그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맘이 무쇠처럼 굳어져 있는 지금이지만
한발짝도 더 움직이기 싫을 정도로 지쳐있지만
맘을 열 여지마저 닫아두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맘을 추스렸답니다..그게 옳은 것 같았답니다.
2. 비오는 날
남양주가 아니라 남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초행길에 운전도 서툴고 비가와서
일정을 바꾸어 수다 세판을 떨기로 하였습니다.
그 후배는 어쩜 그렇게 언어가 맞아 떨어지는지
서로를 진심으로 믿고 아낀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이런 관계 만들기 쉽지 않은데..감사합니다.
그 친구도 무무명을 제가 이해한 대로 이야기했더니
감동의 도가니탕이었습니다..그 후배에겐 제가 싸부이니..ㅋ
그런 관계들이 이어져서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도움을 받지요.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생기를 얻는 것은
자기의 삶이기 때문에 작고 보잘것 없는 한 마디라도
그것이 이제는 미움이 되고 한이 되기 보다는
그냥 사는 흐름 속에서 긍정이 되고 기쁨이 되어야 한다는것
제 나름으로는 로제님 팬클럽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늘어놓았고..아니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이리..ㅎ
서로 비슷한 감성의 코드가 비슷한 두 사람은
스스로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얼마나 아픈지
알면서도 꿈틀꿈틀 움직여나가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냥 살기 위하여..살아나가기 위하여..삶의 질을 위하여..
생각을 줄이고 삶과 생각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이야기
교리나 제도에 자신을 얽매어 놓는 것이 안전한 것 같아서
신앙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 줄 알고 옭아매었던 시간들 이야기
그러나 결국은 자신의 삶의 질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이야기
그친구와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습니다.
자식들이 다 크고 더 나이가 들면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비를 맞으면서..
비오는 성곡 미술관의 찻집은 너무도 운치가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어놓으니 눈 앞에서 비는 후두둑 떨어지고
눈 앞의 정원은 푸른 숲과 잔디로 덮여있었고..이 정도의
풍광에도 맘이 풀어질 정도로 난 황폐화 되었었나봅니다.
조금은 짜증날 지도 모르는 끈끈한 장마철입니다.
독립적이고자 노력하던 지난학기가 힘들었습니다..엉성했지만..
서툴지만..다시 시작합니다..다이어트와 함께..독립적으로..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므로..사랑과 독립은 다른 것이므로..
3. 낼 부산 갑니다.
낼 부산갑니다.
기차타고 후배랑 친구 수녀님이랑 만나러 갑니다.
바다도 보고 짧은 여행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보따리도 풀 것입니다.
어쩜 비릿한 자갈치 시장의 생선냄새도 맡을지 모릅니다.
셔틀버스처럼 항상 왔다갔다 하는 곳이 부산입니다.
가던 곳만 왔다갔다 하는 것이 여행인지 모르지만
또 묵던 곳에 짐을 풀고 세밤자고 돌아올 것입니다.
혼자서 떠난다는 것이 처음엔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점점 익숙해집니다..더욱 많은 것들이 익숙해질것입니다.
그리고 동행하는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나니
이제는 조금은 넉넉한 맘도 생겨납니다.
고독은..대상이 없는 고독은 고통 이상의 처참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체를 잊어버린 철저한 혼자임은 먹먹함이지
처참함도 고통도 아니었습니다..그렇게 지내다가
그 모든 것을 넘어선 같이가는 길동무가 계심을 알았을때
혼자서 떠나는 여행길조차 두렵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그간 건강들 하십시오.
4. 청계천에서
정말로 난 서울 촌놈입니다.
다니는 길만 다니지 가본 곳이 별로 없습니다.
드디어 오늘 맘 먹고 청계천을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전철을 타고 광화문에서 내려서 걷다보니
빌딩 숲은 너무나 세련되었고 외국인지..착각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밑으로 흐르는 청계천은 물가라서 그런지 시원하고
그 곳에서 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흐르는 개천을 따라서 한시간 정도 걸으니
청계천 5가가 나타납니다..그 곳엔 방산시장 평화시장
그리고도 여러 시장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이전에 시장들이 모여있던 그 북새통을 기억한다면
너무나 많이 달라진 모습들입니다.
평화시장 양말가게에 들러서 양말을 좀 사고
엄마 덧버선도 몇개 사고 여름 바지도 하나 사고
그다지 비싸지 않은 것도 좋은 기분입니다.
그리고는 종로로 빠져나와서 오래되고 지저분한
즉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를 걸어서
광화문까지 다시 돌아오니 아마 세시간정도는 걸은 듯합니다.
이곳 저곳 기웃기웃 서울구경 처음하는 사람처럼
혼자서 두리번 거리면서 정말로 시내가 이렇게 달라졌는지
오랫만에 구경을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아직도 식은땀이 흘러서 옷은 젖고 얼굴에선 물이 떨어지는데
그대로 여름을 즐기는 일이라 생각하였답니다.
해가 뜨면 공원이 너무 뜨거워지는게 싫은데
이럴땐 이렇게 전철타고 청계천까지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즐거웠습니다..혼자만의 외출..
5. 잘 다녀왔습니다.
부산서 맞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친구 수녀님은 차편까지 마련하여 주셔서
경주에서 문무왕릉에 이르는 유적지를 보고
해안선을 따라서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보면서 지나왔습니다.
하루는 혼자서 국제시장을 구경가기도 했고
롯데호텔 라운지에서 생수한병 들고 빈둥대기도 했습니다.
해운대에서 달맞이길에 이르는 세시간 정도의 거리를 걷고
정말로 이럴줄 알았으면 모자를 가져오는 건데..
비가 올줄 알고 우산만 준비해온 내가 우스웠습니다.
맛난 밀면을 싫컷 먹었고 회도 먹었습니다.
후배네 동네 시장 아주머니께 부탁하여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생선을 얼음 채워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정말로 생선값은 너무너무 싸고 싱싱하여서 맛났습니다.
서울을 잊고 정신없이 그 시간들에 충실하게 지내면서
바다도 싫컷구경하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다 가진양 손도 뻗쳐보았습니다.
얼굴이 좀 많이 타서 욱신거리지만..곧 좋아질 것입니다.
함께 맞아주는 사람들과도 놀고 혼자서도 놀고
그러니 항상 노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부산은 정말로 음식인심 후하고 아기자기한 도시 같습니다.
살고 있는 서울이 조금은 황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정년퇴직을 하면 언제나 바다를 볼 수 있는
부산에서 사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6. 즐거움이라는 것
세상을 살면서 그리 신통하게 대단한 무엇을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재미는 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문득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재미있는 일일지 생각해 보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저 눈 앞의 일들을 해결하면서 살아간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었고..어찌하였든
내게서 재미를 느끼기는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여행에서 참으로 큰 것을 느낀 것이라면
별 신통하게 놀고 온 것이 아니지만 재미있었다는 것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보고 느끼고..그것만으로도..
아니 동행하는 사람이 있고..맞아주는 사람이 남아있고..
그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게 된 스스로가 재미있었습니다.
물건을 파는 아저씨들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고
불국사 꼭대기에 올라서 눈에 띈 지붕의 흐르는 선도 예술..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나누는 것도 재미였습니다.
유치할 정도로 누군가가 있어서 알콩달콩 나누고 싶어했었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와 나누어도 그것은 상관없는 일일지도..
내가 가는 길에서 만나는 인기척에 인사하고 나누는 일
그거 아주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한참을 가야하는 것이 남은 인생일진대..
아무리 미련없다고 큰소리치더라도 숨지기 전까지는 살아야하고
그러기위해서 남은 시간들은 재미있게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맘 굳게 먹어보았습니다..
7. 그림전시회
여름에 운동을 하려면 새벽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방학인데 늦잠을 안잘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아침을 차려드리고 나면
이미 해는 중천에 뜨고 맙니다..그리하여 고안해낸 고육지책은
미술전람회를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오늘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모네 전람회를 다녀왔습니다.
그김에 모자도 쓰고 길을 걸어다니면 한산합니다.
그런대로 서너시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바글바글하고 학부모들까지 모여들어서 사실 시끌시끌합니다.
모네의 그림은 나름의 감동이 있었습니다..보이는 것을 그리는
정치에는 간여해본 적 없이 가난과 안정된 가정과..그 속에서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면서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정신력
어떤 의미의 예술인의 자세를 한번은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는 전쟁에서 도망온 사람이었답니다..관심이 없던 거죠.
주로 인물화 풍경화 그리고 정원의 수련들..보이는 빛을 그렸습니다.
사실주의가 주는 답답함과는 달리 아름다움이 편안했습니다.
시원한 곳에서 걷고 운동하고 그림도 보고..꿩도 먹고 알도 먹었답니다.
사진은 그림 앞에서 한방..ㅋㅋ
8. 중국국보전
오늘은 광화문에 있는 역사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중국 국보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운동삼아 나선 것이었지만 관람을 하면서 난
충격을 받아 약간 먹먹했습니다.
한나라와 당나라 시대의 유품들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와 정교함이 너무도 대단한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죽은 후에도 산다고 믿었답니다.
물론 왕이겠지만..그래서 옷이나 부장품들을 넣어주고
신하나 종들도 넣어주며 무덤도 그리 크게 지어주었답니다.
암튼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 이전의 시간인데
그 시대의 사람들의 문화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지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당삼채의 색에도 놀랐습니다.
도자기나 벽화..그리고 실크로드를 통한 서역과의 교류로
오고가는 유리나 옷감..너무너무 대단한 문화였습니다.
물론 왕들이나 그렇게 죽었을테고
신하는 무덤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2000년을 엎드려있었겠지요.
그렇게 그것이 당연한 듯 살아가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정말로 신기하고 놀라웠답니다..여인네들의 모습을 찍어왔습니다.
9. 그냥 사는 것
난 아직도 그냥 살고 있습니다.
바다도 여전히 좋아하며
자질구레한 것들을 아끼고
싫은 것을 잘 못견디며
그렇게 애써서 작은 것에 노력합니다.
그렇다고해서 달라진 것이 없는가 생각해 보면
의미를 부여한다거나 머리에 쥐나도록 말만들어서
그런 근사한 이야기나 활동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진짜 허영을 좀 삼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도 잘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최선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울때는
차선이라도 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님
최선이 될때 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아주 오래전부터 궁금해온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로 살고 있나봅니다.
정답이 없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어찌
처리하시는지 궁금하답니다..호호호..덥다보니까..호호호
10. 냉정과 열정 사이
무슨 영화제목 같은 소리입니다.
오늘 아는 상담가 선생님과 전화 통화를 하였습니다.
이소리 저소리 징징.. 결국은 제가 너무 어린애라는
그래서 어른 대접을 못받는 거라고 이야기 해 주십니다.
그런것 같습니다..순수하다거나 순진하다는 표현이
약하고 덜떨어졌다는 표현으로 느껴지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실제로 많이 이용도 당하고 무시도 당합니다.
그래도 상처 안받으면 다행이지만 상처는 다 받습니다.
사랑하지만 우리 가족들이라고 예외는 아니고
그래서 내려주신 처방이 좀 냉정하게 찬바람을 몰고 다니라고
가족들에게 찬바람을 몰고 다니는 것이 쑥스럽다는 생각도..
그러나 더이상 이렇게 지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안했다고 오십을 바라보면서도
미성년자 대접을 받으면 너무너무 서럽지 않겠어요?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하느님 마음을 살아낸다는 것..
새로 조금씩 알게된 어떤 이야기들에 다시 솔깃하면서
난 맘에 작은 열정의 불씨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고 열정도 있는데 냉정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어른의 모습일 것 같습니다..내가 어른이 되어야
어른의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착한 딸이 되고자 아님 주어진 일들을 해내는 칭찬받는
사람이 되어서 사랑받는 강아지 노릇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외로울까봐 두려웠지만 내가 혼자 설수 있을까 무서웠지만
당연히 내 삶을 살아내는 것이 하느님의 마음을 살아내는
그 이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남의 삶을 흉내내는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그래서 난 내 삶 속에서 냉정과 열정을 살아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