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운 이 상희 요셉 신부님께.
지난 여름, 바쁜 아침 발걸음을 멈추게 하던 기찻길옆 담장너머 피어내리던 아련한 보랏빛 등꽃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곤 가을이 깊어가며 지난 밤 내리던 비에 붉은 단풍잎이 가로수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요. 한국에서 보던 단풍잎보다는 사진일기에서 보았던 캐나다의 그것을 닮아서 좀 서운했던 기억이 납니다.
벽돌집이 아닌 하얀 나무집 창가에 레이스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주인 할머니가 살뜰히 가꾼 깔끔한 정원이 아름다워, 잠시 우리네 인생도 이렇듯 군더더기없이 참할수는 없을까 생각했지요.
그런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 할머니는 돋아나는 풀도 뽑아주고 뜨거운 여름날엔 아침 저녁 물도 주었을 텐데..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사실이 신부님께서 이제는 아주 다른 곳에 계신다는 겁니다.
검은 수단자락을 이끄시며 성당 이곳 저곳을 바삐 다니셨지요. 정말 아름다운 사제의 모습을 저희 마음속에 아프게 심어주고 떠나셨어요.
신부님께서 뿌리셨던 사랑의 씨앗으로 이곳 멜번 신자들의 마음에 싹이 돋아나고 자라나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언제나, 잘 울지않는 저를 울리고야 마는 요셉신부님 평안히, 주님의 나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