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나는 맨 먼저 얼굴을 스치는 산들 바람을 느껴 볼 것입니다. 여름의 더위와 습기. 그리고 수많을 짜증을 씻어내는 상쾌한 산들바람을 느끼면서 내 마음에 묻어있는 불평과 불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낼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맑고 파란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볼 것입니다. ‘후’불면 일렁일 것 같은 그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나의 마음과 생각도 저렇게 밝고 푸르게 될수 있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깊은 산골에 들어가 볼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햇살 속에서 홀연히 자기 색깔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나무잎들을 보면서 나는 소박함과 겸손을 배울 것이고, 나 자신의 분명한 색깔도 지닐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추수가 끝난 들판으로 나가 볼 것입니다. 황금 곡식으로 충만하던 들판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내어주고 다음을 기다리는 자연의 희생과 담담함을 배우면서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그동안 멀어진 이들에게 편지를 쓸 것입니다. 편지를 받는 이를 그려보며, 그 분과 가장 좋았던 때를 되새기면서, 앞으로 우리 사이에 새로운 아름다움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나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보고, 오늘의 나를 점검해보며, 앞으로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나에게 실없는 욕심이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 볼 것이며, 무엇보다 나의 삶이 열매 맺는 삶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할 것입니다.
- 논현동성당 김명중 시몬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