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6일 목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바오로 미키 성인은 1564년 무렵 일본 오사카 인근의 도쿠시마에서 무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예수회 소속의 대학을 졸업한 뒤 수사가 된 그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선포하여 대단한 결실을 거두었다. 그러나 바오로 미키 수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박해 때 25명의 동료들과 함께 붙잡혀 1597년 나가사키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하였다. 그를 비롯한 동료 순교자들은 1862년에 시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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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다.
(마르코 6,7-13)
Jesus summoned the Twelve
and began to send them out two by two
말씀의 초대
다윗이 죽을 날이 가까워지자 아들 솔로몬에게 유언을 남긴다. 그 내용은 주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 그분의 길을 걸으면 성공할 것이며, 또한 주님께서는 당신의 약속을 그대로 이루어 주시리라는 것이다. 다윗은 이윽고 마흔 해의 통치 기간을 뒤로하고 영면한다. 솔로몬이 그 뒤를 이어 왕좌에 앉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둘씩 짝지어 파견하신다. 그리고 그들에게 파견된 이의 모습과 자세에 대해 자세히 일러 주신다. 제자들은 회개를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병자들을 고쳐 주었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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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는 장면을 만납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이 명심할 중요한 지침을 일러 주십니다. 하나하나 깊이 묵상해 볼 내용입니다.
먼저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는 데서, 제자직을 수행하는 것은 혼자서가 아니라 공동체로 마음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길을 떠날 때에 넉넉한 노자와 든든한 여행 보따리 같은 외적 준비에 마음을 두지 말 것이며 여벌도 지니지 말라는 것은, 제자로서 길을 떠나는 데에는 그만큼 결연한 결심과 온전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요?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회심으로 이끄는 것은 외적인 수단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이의 인격 깊은 곳에서부터 사로잡고 있는 말씀 자체임을 잊지 말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한 가난함과 부족함이 있을 때에 복음을 듣는 이들의 호의에 더욱 의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묵상하다가 바로 이어지는 말씀, 곧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하는 이 말씀에 잠시 멈추어 보았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말고 한곳에 진득이 머물라는 이 지침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떠오르지 않아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러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복음은 그저 외치는 소리가 아니라 사람들 안에서 자라나는 살아 있는 씨앗 같은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복음은 머무름 속에서, 말씀을 가슴속 깊이 새기려는 사람들 사이의 진실한 나눔 속에서 비로소 온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로서 각자의 삶의 자리로 파견된 사람입니다. 이러한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기적 욕망과 성공의 환상 속에 병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회심시켜 그 집착과 환상에서 해방시킬 소명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의심하거나 헤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처럼 주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말씀해 주실 테니까요.
결과까지도 하느님의 몫
- 이진원 신부-
세상에서는 일의 결과를 보고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과정 안에서 개개인의 성실함이나 원의, 노력 등은 제대로 볼 수 없기에 과정이나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거의 평가되지 못한다. 그래서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일의 성공 여부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신감을 갖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제자들이 당신이 주신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인간적 측면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신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신 말씀은 인간적 장점이나 단점과 관계없이 온전히 하느님께 의지해 사명을 수행할 것을 명령하시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것에 대한 성공 여부까지 하느님께 맡기라고 말씀하신다.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을 떠날 때는 “발밑의 먼지를 털어버려라.”?고 하신 말씀은 결국 일의 성공 여부가 우리 인생의 성공 여부와 별개라는 말씀이다.
모든 것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겨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의 결과까지도 하느님께 맡기는 것이다. 일을 할 때 그 결과까지 하느님께 맡긴다면, 이제 우리에게 중요해지는 것은 우리의 자세다.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했는지,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 하느님께서 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바로 내가 알고 있다.
이 말씀 때문에 사제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인간적인 부족함에도 결과를 하느님 몫으로 돌릴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늘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요. 처음에는 늘 자기 자리를 지켰고 신속하게 순찰을 끝마쳤습니다. 그는 공장의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 오래가진 않았습니다. 판에 박힌 것 같은 지루한 일과 오랜 근무시간이 힘겨웠던 것이지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비원의 열정도 식어갔습니다.
어느 날 저녁 그 경비원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 세 남자가 공장에 침입하여 귀중한 화학 약품을 가지고 달아난 것입니다. 그 경비원은 중요한 순간에 부주의했던 탓으로 일순간에 일자리를 잃고 말았지요.
어쩌면 우리 신앙인들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해성사를 본 뒤에는 정말로 열심히 살겠다고, 이제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일상의 반복과 함께 안일한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다음에 열심히 하지 뭐 라는 생각으로 뒤로 미룰 때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으므로 모든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왜 제자들을 파견하셨을까요? 그냥 전처럼 당신이 직접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시면 될 텐데, 왜 이렇게 제자들을 파견하셨을까요?
어쩌면 안일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 그들은 능동적인 모습이 아니라 수동적인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서,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쉽게 포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큰 자극을 위해 넉넉하게 해서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함이 가득한 상태에서 파견하십니다.
우리 역시 이 세상에 파견되었습니다. 주님의 기쁜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하도록 파견되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다른 사람들이 하면 되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정작 해야 할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면서 선교를 하기 보다는 불평불만만을 내 던지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을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나의 역할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더 이상의 불평불만보다도, 지금의 상황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나에 대한 주님의 파견을 성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결과
-김효준신부-
미래의 일을 앞당겨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에 걸리지 않을까,
남편 일이 잘못되지 않을까,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까 하고
불안해 합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나간
학창 시절을 아쉬워하고, 떠나간 연인에게 집착하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 왜 그렇게 불안해하고 후회합니까? 그것은 결과를
알 수 없는 미래이기 때문이고, 결과를 바꿀 수 없는 과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좋은 결과’이지만 안타깝게도 미래의 일을 미리
앞당겨볼 수 없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환영하지 않는 곳에서는 발밑의 먼지를
훌훌 털어버리라고 하십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는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것입니다. 내가 거기에 매달리고 집착하면 하느님의 자리가
사라집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실 좋은 결과를 위해 우리는 묵묵히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아무 것도 없이
-김찬선신부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주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말라 하십니다.
이 말씀은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가 주님의 파견을 받아 갈 때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나의 사업을 위해서 갈 때는
나의 자본과 나의 능력이 필수적이지만
하느님의 사업을 위해 갈 때는
초기 자본이 아무 것도 필요치 않다는 말씀입니다.
둘째로 하느님의 사업을 할 때는
인간적인 수단들에 의지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인간적인 수단들에 의지할 때 우리의 발걸음이 무거워질 뿐 아니라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떠날 때 주님의 말씀대로 아무 것도 지니지 않음은
하느님께만 의지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입니다.
셋째로 하느님의 사업을 하도록 하느님께서 파견하실 때는
하느님께서 필요한 것을 다 알아서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사업을 하는데 하느님께서 아니 주신다면
당신이 당신 사업 망치는 것이니 우리가 안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일을 맡기면서
그냥 보낼 리 없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권한”을 주어서 보내십니다.
루카복음에서는 “능력”과 “권한”을 주어서 보내십니다.
오늘도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과 권한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우리 여정을 떠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