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3시부터 일어나 화장실 들락거리던 우리서방님..
`빨리 일어나 산에 가자!`
`으~응? 4시도 안됐는데 왜 벌써?...zzz..
잠결에도 무슨일이래?.. 산에 가자고 깨울때마다 죽은듯
엎치고 있던 양반이..
4시30분 벨소리에 일어나 창가에 서니 하늘밑창이 뚫렸는지
마구 내려 쏟아지는 폭포수같은 장대비 하고는...
그래서.. 우리 서방님 꽤나 신나서 자는 날 새벽부터 깨워대며
산에 가자고... 도저히 갈수없는 상황인줄 알면서 놀려먹으려고..
늦게까지 잘수있다 싶어 나름 신나게 코골아 대는 서방님...
착각도 자유시옵니다..
오늘의 말씀 펼쳐드니... `옴머.. 오늘은 베드로.바오로 축일..
죄송하지만 우리 신부님생각은 뒤로 떠오르고 먼저 떠오르는
내 아들 베드로생각....
그래.. 베드로 축일이지. 오늘...!!
가야지... 장대비를 뚫고서 미사참례하러 가야지..
`서방님.. 빨랑 빨랑 일어나라요...
`아~함 ! 왜? 비가 저리 오는데 산엔 못가는데..`
`미사..미사 가야돼요.`
`무슨 미사를 어제저녁에 갔다 왔잖아?`
`근데.. 우짜요. 오늘이 베드로 반석이 축일인데.. 가야지`
뒹굴 뒹굴 구르던 서방님 꼼짝없이 일어나 옷을 챙겨입는다.
일년에 한번 돌아오는 아들 축일이라는데...
빗줄기 가르며 달리던 차안에서 서방님 왈
`비가 안오면 산에 가야돼고... 비가 오면 성당에 가야돼고..
이래 저래 새벽엔 일어나야 하니...
차라리 저어기 저 예로니모네 집 근처까지 갔을때 비가 쏟아져
내리면 좋겠다는 서방님...
그러면 산에도 못가고 돌아오고 성당엔 이미 늦었고...
자던잠 마저 늘어지게 잘텐데..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단 몇%의 진심도 담겨 있겠지....
어제저녁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걸려온 전화 속엔
꼬맹이 리노가 똥통에 앉아 힘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리노? 뭐해?...`
`응<< 함머니~ 하부지는?..`
운전하는 할배 얼굴 비춰주자 생긋이 웃으며
`하부지 머리 예뿌다` 똥통에 앉아....그저도..
응? 하부지 머리가 왜???... 지 엄마 말..
`그러게. 뜬금없이 왜 할부지 머리???..`
`저 놈이 내 머리 이발한거 아나 보네!!
`응? 이발 했어요?..
옴머 옴머 옴머.... 옆에 앉은 나도 관심없는데
어두운 차안에 것도 전화기 저편의 할부지 얼굴을 보고
댐박에 예뿌다고 말해주는 꼬맹이놈....
하룻밤이 지나고 생각해도 기특하다...
사랑받을 짓을 저리도 해대니 우찌 사랑치 않으리오...
무뚝뚝한 할부지... 얼마나 감동받았을까???
`어머니~ 이번 주일미사후에 같이 집에서 밥먹어요.`
`왜?`
`리노 아빠 생일이라 준비할께요..오세요`
`뭐라꼬~ 벌써 생일이가? .....
`아< 니< 야<! 리노 생일이야....내 생일이야..<<<<
`그래 그래 니 생일해라 그냥.. 아무 생일이믄 어떠노...
케익놓고 촛불키고 싶어가지고... ㅎㅎㅎㅎ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달려간 미사중 강론말씀
`베드로는 주추놓고 바오로는 기둥세워 오늘 우리 신앙의
튼튼한 버팀목들 되었노라던 사제와 함께 거룩한 미사 봉헌하며
그때서야 우리 베드로신부님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으로 .... 샤바샤바(손비빔)
비가 이리도 들이붓는데.... 비닐성당 지키는 우리 신부님
밤새 혼자 외롭기도 하셨겠네..
어제같은 밤에는 보일러 불이라도 좀 올려놓고 따뜻해야
했을텐데.. 챙기는 사람들 많으니 생각없이 살았는데..
그분또한 무슨 까닭으로 우리만나 이렇듯 부대끼며 살아갈까
잠시 동안 생각하며....
에이~ 어제 같은 날밤 신부님 보고잡어 찾는 친구 있었으면
얼마나 다행이랴~
골때리는 빗소리 안주삼아 동무하고 노심초사 여름한밤
잠시라도 내릴텐데....
2011. 06.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