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해가 반짝 나더니 오늘 드디어 새벽부터 비가 부실비실 내려
새벽부터 우리부부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혼자 무지 바빴다고..
요즘은 눈뜨면 현관문열고 비가오나 안오나 그것부터 체크한다
오늘 새벽엔 바깥이 좀 어둑어둑 하긴했어도 떨어지는 빗방울은 없기에
빨랑 빨랑 서둘러 산을 다녀오려 등산양말 바지...티셔츠..장갑..챙겨
남편을 깨우니.. 우리 서방님 뒹굴뒹굴 하며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비가 내린다..`
옴마~ 진짜로 비가 오네...
그럼 더빨리 일어나 옷챙겨 입으라요... 성당미사 시간 늦겠네.
초 스피드로 홀라당 벗어던지고 성당복으로 갈아입고 가방들고
시계를 보니 5시25분.. 5시30분에는 출발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우리 서방님 밍기적 밍기적...
화장실로 안방으로 거실로 쓸데없이 바쁜척하는 것같아
속에서 바글 바글...(그래도 잔소리하면 아침부터 전쟁날것같아)
꾸~욱 참고 기다려 나오나 싶어 현관문 열고나가는데
`차 열쇠가 없단다` ......
밤새도록 차에 끼워둔 열쇠를 집안에서 찾으면 있나....
달리고 달려 가까스로 도착한 화정동 성당은 미사시간 3분을 지나있었다.
신도 여벌옷도 전대에 구리돈도 준비치말고 그냥 길떠나 가다
아무집에나 들어가 주는대로 먹고 거저 받은 복음과 은사
거저 나누어 주라신 말씀 얌전히 들었건만....
9시 땡 소리와함께 나는 또 다시 하루라는 전쟁터에서 주님 말씀
까맣게 잊어버리고 누굴위한 욕심인지... 승부인지 ....
무작정 열심을 다한다.
혜자씨도 점심식사하러 가고 한숟갈 후딱 해치운 오후 창밖엔
비가 제법 억수같이 내린다.
며칠동안 싱크대며 수납장이며 신발장들을 모두 열어 통풍시키고
햇볕맞게 했으니 그래도 며칠은 견딜만 하겠다는 나름대로
뿌듯한 여유로움 속에 어젯밤 왜 그리도 웃어댔던지???...
웃은 기억은 있는데 왜인지를 모르겠다..
한참을 퍼즐 맞추듯이 이리 저리 굴려 대보다 드디어 생각해낸
우리 서방님의 개그 모노 드라마~는
여럿이 모여 웃긴답시고 떠들어 대는 개그콘서트보다 훨~ 재미있다.
(나는 절대로 개그 콘서트 안본다 .. 시끌벅적해서)
어제저녁 좀 일찌감치 퇴근해온 서방님..
자동차 열쇠도 꽂아놓은채 고추밭에서 꽈리고추를 한박스 따들고
들어오더라..
`우~와! 이 비싼 꽈리고추를 이렇게나 많이... 싱싱하기도 해라..
감탄 감탄~ 호들갑 떨어댔더니..
우리 서방님 걸작의 한말씀..
`그럼 이게 얼마치나 될건가?`
`이게 아마 돈으로 치면 2만원어치는 족히 될걸요`
`그러면~ 낮에 내가 당신한테 갚을 돈 10만원중에
2만원 갚은걸로 한다`
`뭣이라! .......... 구 요~!!
얼씨구 한술 더 떠드니...
`내일 아침에 나가 마저 8만원어치 따다 줄께~`
`맙소사~ 꽈리고추 조려 놓으면 누가 젤 많이 먹는동 모르겠네`
저녁 내내 꽈리고추 꼭지 따며 둘이서 얼마나 배를 쥐고 웃었는지
십만원 받으면 어떻고 안받으면 또 어떠랴마는...
(사실은 꼭 받겠지만...^^*)
남편과 둘이 앉아 하루를 이야기하고 말도안돼는 대화로
눈물이 나도록 웃을수있는 시간도
살아온 날들보다 이제 더 적게 남아있음을 우리는 알고있는가?
실내용 자전거를 열심히 며칠 탔더니 평소 안좋던 치질기가
또 발동했는지... 갑자기 엉덩이에 뿔이나서 고생이다.
장마철에 산에도 운동장도 못가니 집안에서 자전거라도 열심히
타면 되겠거니 했는데 그도 못할판인가...
맨날 촛불 댕겨 켜놓고 그앞에 앉아 묵주돌리며 운동하는데
우리 아버지 심사가 틀어지셨는지 기어히 내 엉덩이에 뿔이 나게
맹그시는걸 보면...
`니가 지금 기도하면서 자전거 타느냐?
자전거 타면서 기도하느냐?.... 물으신다면...
`아이고 아부지~ 기냥 좋은게 좋다 아이요...`
복잡하게 뭘그리 따지기는 따지남요...^^*
만약...우리 아들 놈이 요 따위 로 얼버무리려 든다면
버르장머리없이 에미를 무시한다고 펄펄 뛸 나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그저도 내눈의 들보를 보지못한채
니 스캔들만 들추어 내며 비윗장 상하고 있다.
어쨋든 그 놈의 뿔(종기)이 암덩이로 진전되었다가
아! 나는 얼마 안있어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까지 변전...되어
금요일 딸래미가 오면 만사를 제쳐두고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날짜부터 받아오라고 보낼 참이었다.
몇년 전부터 바리 바리 날라오던 검진표를 무시하고
쓰레기통에 직행시켜대었는데.....
이번 주일이 왜 이리 더디 가냐 할정도로 마음은 조급했고....
이놈의 팔자 병원한번 제대로 갈 팔자도 못되게 살고 있으니
분명 뭔가 잘못되어 있기는 한데...
그것이...
한순간도 놓아버리지 못하는 스스로 내가만든 삶의 굴레인줄을
알면서도 ...
결코 껍질을 벗어버리고 또 다른 세상으로 간다는건
인생의 또 다른 혁명이리라... 아마도...
용기가 없고 죽기를 각오치 않으면 절대로 넘어갈수없는...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는 은총의 세계 말이다..
이틀동안 자전거를 안탔더니 엉덩이 뿔이 진정되었는지
아픈기운이 많이 없어진것 같아 .....
갈등이다..
딸래미가 오면 병원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시간은 자꾸 가는데 나는 누릴 시간이 없다.
2011. 07. 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