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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달랑 핸드백한개... 안에는 신용카드와 현금이체 보안카드몇장.. 그리고 제일 중요한 데이타 저장(USB).. .. 집에 불이난다든지 천재지변등의 돌발 상황앞에선 내 몸하나 구하기도 어려울 상황이겠지 만서도....
강남의 자존심은 어제 하루를 `무상급수 와 오세이돈 어드벤처`란 신단어가 난무할 정도로 바닥을 쳐 강남민국 사람들을 기절 초풍케 만들었고..
연쇄반응으로 저녁나절엔 내유동 산골짜기까지 불어닥친 산사태의 징후에 불안초조로... 깊은 산속 옹달샘 토끼가 놀고가던 격조높은 자존심을 또 건드려 보려 함인지 어쨋든 전후 사정 가릴여유도 없이 들이닥친 저 ... 저... 빗줄기의 거대함..
어젯밤 내내 메스컴에선 산사태와 매몰..주검.. 자동차들의 수난.. 몇명이 죽고 몇명이 다치고 .. 계속 긴장을 늦추지 말라며 겁을 하도 주기에 십년을 넘게 살면서도 한번도 우리집 뒷산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느껴본적이 없었는데 어젯밤엔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오며 여차 하면 도망.. 삼십육계 줄행랑 칠 궁리를 하였다....
한밤중 갑자기 덮쳐버린 토사와 싹쓸이 쓰나미의 가공할 위력앞에 내유동 산골짜기 우리집이 처음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방에서 잘것이냐 집안에서 그래도 제일 산아래와 멀리 떨어진 거실 책장앞에 잠자리를 깔것이냐로 고민타가 에~라... 가방이라도 챙겨두고 잠은 반만 자는척 하는거야...
아마도 어젯밤 산아래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포의한밤을 지새웠으리라... 생전에 한번 연락도 없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안부 전화를 해오며 걱정을 해주니 그또한 나쁘진 않았지만 우선 내 앞에 코가 석자라... 건성건성 대답으로 응하다가...
때~르릉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아녜스~ 우리 영감이 전화도 안받고 연락도 안되니까 우찌하노? 그래서 남편과 둘이서 연신 전화기 눌러봐도 대답없는 우리의 연령회장님.. 마눌님도 없는데 비가 쏟아지는 이밤에 날은 저물고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고.. 이웃이란 사랑의 십자가로... 걱정하며 남편이 시동걸고 부~르릉 달려갔더니 지하실에서 물 퍼고 있다고 집안의 전화 도 그리 못받았던 우리이웃 알벨또회장님...
덕분에 여러사람 간 들 철렁하게 만들어 놓고... 하지만서도 우리 레지나 형님 멀리서도 서방님 걱정되어 챙기는 맘이 내가 결코 우려할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해주어.... 그래 부부가 3-4십년을 함께 살아온게 그냥 살아온게 아니라카이.. 주일날 괜한 걱정 내가 한걸 미안하게 생각합니더~ 레지나 성님...
그래도 연령회장님 비오는날 지하실엔 들어가면 안됩니다요. 어떤재벌 마님께서도 지하실에 물찼나 보러갔다가 다시못올 머나먼길 떠나셨다하옵니다. 잠깐이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짐은 챙겨 멀리 문곁에 놓아두고 잠을 청해 보다가 살풋이 들은 잠결에 또 때~르릉 울리는 전화소리... `여보세요? 엄마 엄마... 숨 넘어가는 딸래미 소리 `엄마 내가 진짜로 전화안할려고 했는데 너무 너무 걱정이 되어 전화한다며 지금 속보로 파주에서 산사태가 나서 3명이 또 죽었대요. 엄마.. 당장 방배동 디오빌로 아빠랑 오시면 안돼요?`
`야~ 지금 1시반에 잠깨우면 우짜라고? 끄~응... 전화를 끊고 새벽에 또 TV를 틀고 한참을 보다가 잠을 청하니 왔다 갔다 하는 잠이 제대로 오겠는가... 부시럭 쿠~르릉 소리만 들려도 `오메~ 산이 무너져 내리나? 나무가 뿌리채 뽑혀 5-6십 미터 쓸고 내려오나?` 창밖에 빗줄기 소리는 그래도 지난밤 새벽보담은 약간은 덜 심각한것 같긴한데.. 이러 저러 ... 부시럭 부시럭... 엎치락 뒤치락... 서방님 세상모르고 드르릉 코 골아대는 소리 들으며 새벽녁 잠깐 늦잠이 들어버렸네.
우리서방님도 어제 아침 9시넘어 출근길 서둘러 나갔는데 행여나 싶어 오후에 전화한통 걸어 `지금 어디에요? ` `나? 여의도 지나 수산시장 근처...` `벌써 퇴근해요? 혼자만 퇴근치 말고 오늘같은 날은 직원들도 일찌감치 퇴근케 하지 그래요?`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끊어 끊어... 아직 사무실 가지도 못하고 길바닥에 있는 사람한테 씩씩씩~ 모락 모락~ 한바탕 짜증~` `응? 지금이 오후2시가 넘었는데 아직 반밖에 못갔다구요? 우째 이런일이... 차라리 가지말고 집으로 기수를 돌리시지요` `이야! 사람 화돋우지말고 빨리 끊어...` 뚜뚜뚜뚜....
전화를 끊고 혜자씨와 둘이서 무슨일이 이런일이 있냐면서 여즉도 내려 쏟고있는 빗줄기를 제발 그만 내려달라고 애걸 애걸....해보지만..
저녁 4시가 다되어 집으로 다시 돌아온 서방님... 그러게 기를 쓰고 갈려해도 안되는걸 우기더니 결국은 집으로 돌아올수밖에... 강변로 저아래는 수십대의 차들이 물에 포~옥 잠겨 오도가도 못하는걸 보고 어느 강심장인들 GO GO 할수 있을쏜가...
장장 6시간만에 집에 돌아온 서방님 기진맥진하여 냉동삼계탕 한뚝배기 홀라당 다 비우더니 그제야 살것 같은지 쫌 너그러워 지셨네..
지난밤을 이러저러 긴장과 불안속에 지새우고 날이 밝으니 `아~ 인제 안심이다` 산이 무너져 내리는것도 나무가 쓰러져 오는것도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것도 볼수있는 환함이 있으면 미리 피하기라도 하지 않겠는가 말이시... 깜깜한 어둠속에선 아무것도 할수없는 기라...
한줄기 빛의 환함을 감사하며.... 지난밤 그리도 평안히 잠든 우리 남편은 배 밑창에 평안히 드러누워 콜콜 단잠자던 저 요나와 너무 닮았다고 이 오후나절에 생각해보며 사람들은 모두들 갑판에 나와 무거운 짐들 다 바다에 던지며 우리를 용서하시고 구해주시라고 빌고있던 그 긴박하고 절실한 상황에....
요나도.... 서방님도 ..... 깊은 잠에 빠져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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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자존심! 내유동의 자존심!
2012. 2. 22. 오후 3: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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