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가자고 해서~

2012. 2. 22. 오후 3:42:46

글자




오늘도  아이는  제 동생을 때려주겠다고 으름장이다.

한치의 양보도 .. 타협도 없이  무조건  미워  때려줄것이란다.

 

리노야....할머니하고  놀이공원 갈래?

응... 트럭도  타고   포크렌도타고   지프차도 타고.... 눈을 반짝거리며

나선다.

 

지금말고   몇밤자고  일요일날  가자... 할머니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어라~

자  ,, 그럼   나중에  동생도   장난감 트럭  태워 줄거지?... 우리 리노는 착하니까..

 

`아니.. 안 태워 줄거야.. 리노꺼야..`.....<지독한   꼬맹이...>

 

트럭을 타고  마루바닥을  우르르~ 달려가더니  냉장고를  꽝~하고 들이받는다.

아이쿠야.....  !!     리노야   멀쩡한 냉장고  부서지겠다..  그만  저쪽으로  가서놀아야지..

그러기나  말기나... 아이는   자꾸 자꾸  냉장고에  갖다  트럭을  부딪힌다.

 

아마도... 둘째가 나고  같이 어울려  달려대면   집안 살림살이  견뎌내기  힘들거라.

그런데  나는  왜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런  와일드한  기억은 없는지 모르겠다.

이것도  세대차이며   정서문화 차이인지 모르지만....얼마 안있어  우리들 모두는

꼬맹이 리노를  이겨먹지 못할것 같은  좋지않은  예감이  든다.

 

갑자기  쿡쿡  옆구리 찔러대는  꼬맹이놈...

`함머니~   트럭에  동생 태웠다...  `

`아이구~  동생 태워줄거야?...  그럼 그럼  착하기도 해라`..

그런데  요  영악한놈이  글쎄   한시도  손에서  떼지않는  파란 곰돌이 트럭에 태워놓고

끌고다니며  곰돌이가  지 동생이라네...

 

내가  내 맘대로  다룰수있고  절대로  반항하지않는  곰돌이 인형은

언젠부턴가  리노와 함께 잠들고... 함께  놀이방도 가주고...  업어도 주고..

귀를 질질 끌고 다녀도  말없고...  가방속에 쑤셔넣고  나들이를 해도  다소곳하고..

리노의 마음을  안정케해주는   그 어떤 기운이 있는건지...

아무도  생각치도  못한  곰돌이를  어떻게  동생이라고   이름붙여 줄수 있었던 건지..

하여튼   기똥차게   머리회전이  빠른 놈이다.

 

리나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어서 빨리  리노란 놈과  타협을 봐야할텐데..

그게  그리  만만치 않다...   시대가   자기 주장이 뚜렷한 아이를  원하고  키우고 있으니까..

할수없이  아이들만  가는   놀이공원에라도  함께 가서  놀아주며  로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엄마가  돌아오지않고   외할머니와 꼬맹이를  남겨두고

오려니  발길이  떨어지지않아...  앉았다   일어났다...  또  앉았다  일어났다.

눈치가  멀쩡한  녀석이  `함머니   우리 같이  가자...  하부지  빠방 타고  가자`

`리노야~   함머니는  고모하고   집에 갔다가   몇밤자고  리노한테  올테니  그때

우리  서울랜드가서  신나게  트럭도 타고  포크레인도  타자..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외할머니하고  마트에가서  우유 사러 가는거야`

 

눈을  깜빡 이며  계산하던  꼬맹이...  머리를 끄덕이며

`함머니 ~   돈 주세요` 한다.....

세상에... 이제  돈까지  알다니...  너무 빨리  너무 많은것을  알아버린  꼬맹이를

언제까지  안아줄수 있을런지   할머니는   불안하고   서운하다.

 

고모손잡고  친할머니와  앞서  계단을 내려오다가  홱~  뒤돌아보며

`도대체  외함머니는   왜  따라오는거야?`.....

외할머니가  같이가면    곧장  집안에  갇혀야되는  처지임을  다 알고 있는거라...

웃지도   나무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리노야    외함머니랑  마트에가서  우유도  사고  요플레도 사고...맛있게  먹는거야

할머니랑은  안녕하고  헤어지자~`

 

포기도  빠른 놈은   `응...  안노옹~`하며  외할머니 손잡고  언덕길을  내려간다.

몇발짝 내려가다  뒤돌아 보고  `안노옹~`   `응!  리노  안녕!`   또  돌아보며 `안노옹~``응 안녕!`

할매와  리노는  정말  헤어지기  안스런 모습으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안녕을   돌림노래처럼  주고 받으며  보이지않을 때까지  안노옹~   안녕!.....

 

몇달전 부터  눈앞이  침침하고  가끔씩  충혈이 되어  걱정스런 마음으로

제일한가한  8월1주 월욜날 잡아  병원예약을 해놓았다가   부지런히  서둘러

아침일 대충 마무리하고  딸래미도 불러 차에태우고  전화는 모두 착신걸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간당간당  달려갔다.

 

나야  몇년전부터  간간이 눈 검사를  같은 병원에서  받아오고 있는터라

그래도  좀 빨리 끝났는데..  함께  어울려  검사를 받은  서방님  계속 투덜투덜..

여기서  기다려라..  저기서  기다려라... 들와라...  나가라...

`이종식님    눈이 어떻게  아프나요?...`

`안아픈데요...  `

`그럼  어느병원에서  진료받아 봤어요?`

`아니...  집사람이  같이 가자고 해서.... 그냥  왔지요`

`????.....`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것같은 표정..의 젊은의사)

 

딸래미...푸~ 하하하   빵 터뜨리며

`엄마..  아빠  왜 안과에  오자고 했어요?`

`야!  그게  그러니까   요즘  빤짝이에   두심이 아줌마   어느날  갑자기 눈이

멀게되는   녹내장  걸려  야단이던데...  우리처럼  나이들면  병원갈  시간없지

날 잡은김에  나란히  검사 받아본기라..  행여나   해서..  그라모  몇년은  잊어불고 있어도  되니까`

 

동공에 약물넣어  한참을 기다려야하는  검사를 하는중에도...

연신  물어대는  딸래미..

`아빠   지금쯤   눈이 흐릿해지고  촛점이 안 맞아  글씨가  하나도  안보일건데...

어떠세요?`...

`응?...  글씨가  더 잘보인다..  저기  깨알같은  글씨는  ... 진료환자는....중얼중얼..`

`하여튼  우리 아빠한테는  아무  최면도  안걸린다니까...

아빠...  성령기도회 가도   이상한 언어도   못하시죠?...`

`엄마왈...  절대로  못하지...  따지고  또  계산하고.... 논리에  맞추려하고 있으니...

성령님도  두 손들은기라~`

 

역시나  서방님 눈은  하나도  걱정할것 없다는  의사의 진료를 끝내고  딸래미 데불다 주러

리노네를  가기위해  반포대교를  넘으면서야   우리 서방님

`아~  눈이  시려  못뜨겠네...`...

그때서야   최면술이  걸리는 건가....  풀리는 건가....?

 

 

                                                            2011.    08.    02.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