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차는 몇만원이나 하느냐` 고 묻더라던 리노가 고열감기를 앓느라
까치까치 설날에 할매한테 세배하러 오지도 못하곤 밤에 전화기너머로
넙죽 엎드려 절하며 할머니 새해복많이 받으시라더라~
아빠와 엄마가 리나를 데리고 나오니까
`엄마 외할머니 심심한데 리나라도 두고 가지 하며
귀여운 속내를 에민 외할머니한테 둘러대곤
최대한 빨리오라며 신발도 신지않은 에미를 다그치더라나...
주말마다 할미가 저희집에 들렀다 차에오르면
`할머니 몇만원만 주세요` ... ???
처음엔 깜짝 놀랍고 고연놈이라 리노에미더러
`아니 아~아 한테 우째 애늙은이 같은 말을 갈켰느냐고 하며
은근히 며느리를 나무랐더니
`어머니.. 절대로 제가 안갈켰어요.
저도 당황했어요 진짜에요.. 진짜~~~`
남의 아이가 그런말을 했으면
`에구~ 아~가 발라당 까져가지고 부모가 교육을 잘못시킨기라~`
했을 터인데도 손자 사랑에 눈멀고 귀까지 멀은 리노할매는
`그래 그래... 몇만원 줄낀께 엄마하고 맛있는 거 사묵어라~이~
그런데 리노야! 그런말은 안좋은 말이니까 앞으로는 하지마라~이!`
`네~` 하고 대답했던 놈은 할매가 갈때마다 몇만원만 달랜다.
애비에미 낭패한 꼴을 아예 무시한채로...
아마도 유치원에 함께 노는 꾸러기들과 서로 주고받으며 배운
어른 뺨치는 말들이리라..
몇만원이면 쫄깃한 통닭도 냠냠거릴수있고.. 아이스크림..
별의별 장난감들과도 바꿀수 있다는 것을 꼬맹이는 이제 알고 있다.
그래서 고모의 산타페 최신형 차도 그 몇만원 안에 들어가느냐고
물으며 몇만원이 양팔만큼 많이 있어야 된다고 하니까
`우~와.. 그렇구나` 며 두눈을 동그랗게 떠보이더란다.
나눔의 달란트를 받은 리노할매. 할배는 올 설에도
작년여름 둘이서 산을 내려오며 잠깐 잠깐 캐서 삶아 냉동시켰던
쑥을 설아래 떡방아간에 현미랑 섞어 가래떡을 만들어 달랬더니
다섯말을 해도 될만큼 쑥이 많다던 방앗간 주인장의 말을 듣고
쑥떡공론을 서른집이 넘도록 하고 돌아다녔더라~~
생선이며 사색이 파래질 나물거리들.(일명 4가지나물)
잡채.. 동태전.. 돼지갈비양념찜... 소고기무우국...나박김치..
오징어 고구마튀김.. 섞어부침개..들을
가까운 이웃들과 나누느라 발품팔고 집에 돌아와
텅텅 비어가는 냉장고들 열어보니 속이 확 뚫려가는지라
먼지 쌓인 집안 대청소라도 한 기분처럼 새날을 맞고...
꽉 차오를 보름달을 또 한껏 안아볼수 있으리라~~♬
는 기쁨의 설레임으로 할배. 할매는 두둥실 춤이라도 춰대며
내일을 희망한다.
형님이 한복을 입고 오면 저도 한복을 입고 설미사에 오겠노라던
안드랴아우님의 무단결석에 미사내내~ 문쪽으로만 시선이 갔던 콩밭미사~!
였어도 주님께선 분향향기 속에 타오르는 산이와 죽은 모든이들의 통공의
기도함께 받으시며 리노가 좋아하는 몇만원의 세뱃돈을 우리모두에게
골고루 은총의 비로 뿌려주셨으리라...
아이는 말로 노골적으로 몇만원 달래지만...
할매는 내숭부리며 은근슬쩍 몇억을 달라고 ...억억..거린다.
그러면 아마도 우리주님..
`딸램아~ 그런말 하면 안좋은 말이니까 담엔 하지마라~이`
그저도~ `♬~깊은 구렁속에서 주께 부르짖사오니~♬의 구성진
가락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있고...
설날도 하루가 지나고 아침식탁에 앉은 리노할매식구들..
안드랴가 심한 감기몸살에 걸려 설에 꼼짝도 못하고 집에 있었다네.
란 할배의 말을 듣곤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문이 풀린 리노할매...
`저녁에 문병이라도 가야겠네... 등등.. 냠냠..
그때 딸래미의 돌발이야기 하나...
`엄마! 고모할머니가 `은아~ 니는 성당 댕긴지 오래됐으니까
성경책 구약. 신약 모두 몇번씩이나 읽었노?`
고모 할매는 얼라 잠재워 놓고 새~새 읽으니까 겨우 구약 다읽고
인자 신약 마태오복음 읽는다` 해서 안절부절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어요.`
돌발 이야기 둘...
`할머니.. 시작하다 말았어요. 작심삼일...!!
아빠는 묵주기도하고 산에 가는게 제일 싫다시던데요..`
`옴마야~ 묵주기도가 얼매나 재미있는데 그런소리하는 사람
처음 본데이... 성경책도 읽어보래이.. 너무 재미있다 아이가~~`
캬캬캬캬~~~ㅋㅋㅋㅋ 우우우우우~~~ㅎㅎㅎㅎㅎ
몇십년을 신앙생활해왔다고 자부심가지고 있던 리노할매네 가족
어제아침 똥밟은 얼굴로 앉아 부끄 부끄....
고모할매 인자 겨우 4년차 신앙 새내기인데....
1년이 넘도록 64% 성경쓰기를 해오면서
`야~ 나는 그래도 참 대단해... 최선을 다해서 하느님께 가까이 가기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어` 스스로에게 만족해오던 내게
새내기 고모할머니를 통해 따끈한 성령의 바람으로 리노할매네 가족을
타이르신 하느님 아부지..
내일새벽 다시돌아오는 재의 수요일을 맞아 이마에 재를 얹으며
콩밭에 두고온 맘씨 얼른 거둬와 참된 코르반을 살아보라고...
`인간아~ 먼지에서 왔으니 먼지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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