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친척동생으로부터 주~스 8병이 배달되어 왔다.
갑자기 웬 쥬~스?
전화를 걸어 뜬금없이 웬 주스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언니한테 고맙다고 보내랬다며 열대과일 아싸이베리를 비롯하여
19가지 과일이 믹서된 주스로서 거의 만병통치 수준의 건강음료이니
꼭 마시고 건강해지라나?...`
온갖 좋다는 음식이며 발효식품이며 건강 음료들이 쏟아지는
지금 세상에 나는 절대로 믿지못해하는 마음으로 코웃음치며
한쪽 구석에 치워놓곤 몇달동안 잊어버렸던 만병통치 쥬스였는데..
올 설에 부산서 올라온 작은고모가 입에 침이마르도록
주스를 홍보하더라~
`우리 손자 훈이가 비염때문에 엄청 고생을 안했나..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큰고모한테 말했더니 쥬스한병을 주며
얼라한테 물하고 마시게해보라 더란다`
그래서 그 주스한병을 며칠동안 다 마시게 했더니 비염이 깜쪽같이
없어지더라며
`아이구~ 그래 좋은거를 와 안묵고 모셔났노..
우리는 얼라들 더 멕일라캐도 너무 비싸서 못멕인다 아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작은고모말은 100% 믿는 사람이라
설이지나고 고모도 내려가고 난 다음날 부터
`옳거니! 주스와 함께 단식하며 체내 독소를 빼볼끼라~
60평생 내 생애 첨으로...1주일을 굶어볼끼라...`
이참에 오장육부도 제대로 바로 돌려놓고... 살도빼고...
거기다 시기도 딱 맞아떨어지는 사순절 기간아이가~~~!!
딱이네..!!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히ㅎㅎㅎㅎㅎ~`
350리터 주스한병과 물2리터로 하루를 연명하기를
첫째날도 새벽4시반에 일어나 기도하고 화장실청소 막대걸레2개 빨기부터시작해
성당미사... 걷기운동1시간... 쪼르륵 거리는 배속에 계속 물만 집어넣으며
`야! 인제 시작인데 이라모 안되지..`
오후청소도 끝나고 잠이라도 일찍 자버리면 배고픔도 덜할낀데
참으로 요상한건 몸이 피곤하지 않고 정신은 늦도록 말똥말똥하더라카이~.
평소에는 오후 청소시간만 되면 쓰러져 자고싶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는데
설에 완도서 올라온 작은 멸치 두박스를 밤10시가 되도록 앉아 까고 또 까도
파김치가 안되는게 하도 신기하고 이상타 속으로 여기는데
딸래미도 남편도
`배안고파~? 야! 대단한데... 몇키로 빠졌어?....`
오로지 이 두사람은 살,,,살,,, 살과의 전쟁에만 신경이 다 가있는지
눈만 뜨면 오늘은 몇키로 빠졌어??.. 궁금하다.
아니 자기네 뱃살들은 동산만큼 안고 있으면서
남의살을 가지고 하루종일 궁금하다.. 마누라살.. 에미살이 빠지믄
자기네 살이 그냥 빠지는 거라 착각하는지...
아님 대리만족중 이든지...ㅋㅋㅋ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며 금욜저녁 성가대간식시간..
레사아우 쫄깃쫄깃한 현미밥에다..이것저것 나물들에다...물김치까지..
모두들 신이났다.. 아마도 숟가락 두개씩들고 라도 먹고싶을 만큼
맛있게들 먹으며 한마디씩 거든다.
`아~우 어떡해 이리도 맛난밥을 못 묵다니..ㅉㅉㅉ` 등등등..
애꿎은 물만 계속 들이키며 눈만 끔뻑이고 있는 내가
`지금 뭐하는겨? 시방~~`
`아냐... 예수님은 40일도 굶으셨대.. 내용은 틀리지만서도..`
나흘째 되는 날엔 동생들 식당에 들를일있어 갔더니
떡만두국에다 볶음밥 맛나게 만들어 딸래미에게(조카)
`우리 은이 배고픈데 많이 먹어... 먹고 또 먹어...`
떡 벌어진 상위에서 딸래미는 배고픈 에미는 아랑곳없이
꾸역꾸역 잘도 집어넣더라~
그저도 꾸르륵~ 거리며 아우성쳐대는 에미 배속은 남의 배속이라~
관심없어~~~~
닷새째 되는날은 진짜 대박이다.
새벽4시반에 일어나 부지런히 이것 저것 챙기고 1시간 걷기운동까지 하고
샤워하고 짐보따리 몇개들고 성당으로 직행하니 8시도 안되었더라..
이름하여 척*사*대*회 의 온갖 장터국밥놀이~~
성가대가 맡은 동태전 8키로를 몇명이서 거뜬하게 부치고 연습들어가
아~아아 ♬~ 오오오오~~~♪
미사가 끝나자마자 시장터로 내려와 ` 동태 사~려 어~~`
낯익은 얼굴마다 안겨버리니 금방 동이나버려~~~ 장사 수지맞았어!
거금 2만7천원의 수익금을 성당에 헌납하고 난 우리들 마음은
그래도 뿌듯해... 뿌듯...!!
윷놀사람은 놀고... 묵는 사람은 묵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하는데
나는 대박의 유혹앞에 널브러진채
`주님.. 유혹에 빠지지 말게하시고...물로라도 배부르게 해주소서.. 아멘~`
그저도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묵고 또 묵는다.
하얀쌀밥을 육게장에.말아 후후 불어가며 묵는다..
동태전도 입으로 나른다.
소세지같은 순대도 한개씩 물고 다닌다.
돼지고기 제육볶음도 냠냠거리며 막걸리 한잔까지 걸친다.
아이들은 오뎅꼬치에 ... 떡볶이에 푹빠져 진작 동이 나버렸고..
막판엔 땅콩이며 엿까지 등장..
유혹자는 내귀에 대고 `묵어라 묵어라~ 하루는 괘안타~하는게
마치도 그날의 광야에서처럼....
`이 돌더러 빵이되라해보시오` 라며 예수님을 꼬셔대던 나쁜 거시기**
엿새째 되는날엔 감각이 없다. 그냥 배고픈게 당연해...
물하고 주스만 마시면 움직거릴수 있어..
씨~앙.. 쥬스는 뭣땜에 와가지고 인생살이 참 재미도 없게 만들어..
화같은 짜증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혜자씨한테 까지 눈치못채릴 심술이 발동하더라~
꼭 캡슐한개로 미래의 인간들이 살아갈 모습을 미리 체험하는 것같은
이 삭막한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누구를 위한 종을 울려야 하는 건가?`
생각하다보니....
휴가기간도 아니고...대림기간도 성탄도 아니고...
사순의 한가운데에서 ...
처박혀있던 그노뫼 아싸~베리 주스8병을
꺼내어 내 생애 첨으로 혹독한 배고픔을 인내하게 하신
아부지의 뜻을 쬐끔은 알아내야 하리라..
춘복이 아저씨도 사순절엔 그 좋아하던 술을 한모금도
입에대지 않는 힘든 고행을 스스로 지켜 부활의 큰 기쁨을 안듯이..
억지로라도 끌려와 단식의 고행에 동참하게된 나도
이제는 알아야 할것이리라...
예수님의 단식은 ....아버지께
죽음까지 인내할수있는 힘을 얻기위한
날위한 극한의 사랑의 기도였다는 것을....
언제 쯤이면 내가 온몸으로 깨달아
통한의 눈물 쏟을수 있을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