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댓바람부터 남편이 골이났다.
집에서부터 시작한 아들.딸에 관한 이야기들이
서로 상반되어 주거니 받거니...옥신 각신..
슬슬 신경전 피우다..
결국.. 산속에 들어서 캄캄한 어둠을 헤쳐가며
서방님... 바보아냐? 한마디 했다고..
꼭대기 올라가서까지 상당히 기분나빴다고..
그리곤 자신이 겸손치 않았기에 그런소리 들었다고..
반성했대네..
아니~ 이게 뭐 다투고 신경전 벌일 일이냐구요...?
평소엔 그보다 더 찐한말로 장난을 걸어도
웃어 넘기더니..
오늘아침엔 그냥 밸이 꼬이셨나 보옵니다..배배~
산을 내려오며 또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2차전으로 돌입~
당신만 좋은 시어미되지말고 며느리도 좋은며느리되게
쫌 해주라고 뜬금없는 소리 하네..
그렇게 싸고돌며 이것 저것 다 챙겨주다가
나중에 씽씽 찬바람 모진풍파 만나게 되면 어쩌라고
온실안 화초처럼 쓰다듬어만 주냐고....
9시 출근이면 5분전에는 항상 사무실 도착하게 하고
바쁜 날엔 혼자서 다 해치우려말고 좀 일찍나와
시어미 거들고 하며 강단을 키우게 하는게
정말 며느리를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잔소리 잔소리 해대길레...
그건 서방님 당신사랑방식이고...
나는 안스러 안되겠사와 그냥 못들은척 할라요...
속으로 대꾸하며 ,,,(겉으로 했다간 난리 또 날것같아)
부지런히 산을 내려와 바쁜 아침시간 분주한데..
따릉 걸려온 전화...
물한바가지 뒤집어 썼다가 얼른 수건으로 닦고 나와
받았더니 주문전화문의... 며느리네 00700플라워..
괜히 데불고 온 자식처럼 눈치보여..
들어가 또 샤워하고있는데..
이 아저씨 또 상황판단 못하고 전화하네..
남편이 결국엔 주문받아 거머쥔 00700플라워..
저거껀 저거가 해결하게 단련시켜라놓고
자기도 받음서...
오늘은 마침 9시5분전에 살포시 들어서는 며느리..
반가운 나머지..
`에구 미카엘라... 니 오늘 날 살렸다..
5분전에 출근해줘서... 안 그랬음 아부지한테
내 또 혼쭐 난기라`
끄~응 뒷통수 한대 맞은듯 안채로 들어가선
서방님 딸래미한테
`니 엄마 도대체 순박한거냐... 바보냐?` 하더라나..
대책없이 며느리한테 아침일 일러바친다고...
뭐,, 그렇긴 하지만서도...
나라고.. 아들 며느리 모진세파 견뎌낼 찬스를
안주고 싶겠냐마는... 그래도 마음이 짠 해 못그러겠다..
내가 쫌 힘들어해주면...
지엄마가 리노하고 좀더 놀아줄건데 싶어..
그것도..
리노는 베드로.미카엘라 아들이지 우리아들아니라며
상관하지마라네..
요즘 아이들... 다 맞벌이 부모밑에 자란다고..
그러니... 그게 얼마나 가슴짜안 하느냐구요..
하루종일 할매하고 뒹굴뒹굴,,, 엄마가 집에 가면
처음엔 그냥 가~ 가~ 하고 밀쳐댄다고 하는소리 들으면
얼마나 맘이 거시기한데..
역시 역사엔 위대한 모성애만 존재하나봐.
사실은 김장한다고 난리치던날엔 나도 약간
철없는 며느리 쫌 혼내줄까도 생각했는데..
그냥.. 맘에 묻고 참기로 했다.
금욜 일찌감치부터 와 대기 시작하는 전화소리땜에
배추씻다 장화벗고 장갑벗고 쫒아 들어가면 뚝 끊어지고
또 쫒아 나옴 따릉 따릉... 젠장..젠장.. 궁시렁 궁시렁..
몇번을 왔다 갔다 하다보니
아니 이 딸래미는 오늘 같은날 은 쫌 일찍 나와
전화라도 좀 받아주지 에~그 ㅊㅊㅊ
그러다가도...
그래... 그전날 늦게까지 성가연습시키랴
아침시간 꼬맹이 준비시켜 유치원 보내랴
저는 저대로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아침 출근길 달려왔겠지..
저라고 뻔히 시어미 새벽같이 일어나 배추씻고
준비하는줄 알면서도 출근시간 정각에 올수밖에 없었으니
잔소리해봤자 괜히 서운함만 가질테고..
딸년이면 서운하든지 말든지 마구 해대기라도 하겠지만
며느리한테는 그래도 넘지 말아야할 선이란게 있음을
부정을 해도 어쩔수없는 게 있나보다..
그리고. 첫째 덩치로 봐도 딸래미는 소도 잡을것같은 반면에
며느리는 야리야리 하니 거기서도 한 몫벌고 들어감이 당연지사한것..
공연히 새벽부터 불기시작한 겨울바람사이로
우리집 아침공기 써~얼렁 하게 만들어 놓고 쌩하니
출근한 서방님...
저녁나절 전화해서
`서방니~임 오늘 성당미사가게 일찍 올라요`?했더니..
예상을 뒤엎고 조용하고 평소같은 목소리로..
`응~ 오늘 나 좀 바쁜데... 먼저 성당가있으면 나중에
데리러갈께`
이렇게도 나긋나긋한 서방님이 오늘 아침 짬엔
뭣땜시 그랬을까?..
그래... 맞아...
마누라 군기 한번 잡아볼라꼬 그랬겠제?...
그래도 서방님..
한 세상 태어나 삼시로...
하늘이 내렸단 고부간 갈등도 다 날리뿔고..
성인 시어미로 한번 살고 가고픈데..
쫌 도와주소,,,,
성인 서방니~임...!! 되도록 나도 노력할낀께~
2011. 11.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