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짝배추 엇따 쓰라고?

2012. 3. 27. 오후 9:08:53

글자



 

저기저  집 앞입구쪽  길바닥이 눌렸는지...

얼마전부터 하수구 물이  잘 빠지지않는다.

 

그것을  곡괭이로 땅을 파헤쳐 쇠파이프로 묻겠다던

서방님은  11월이 다 가도록  내일 내일 또 내일 미루더니

어제는  아주 심각의 지경까지 도달해....SOS 때렸더니..

 

오늘 일찍와서  땅을 들어내겠다고 또하더니..

어스름 해질녁에 들어와선  안되겠다며..

부엌칼 들고나가   아직도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배추들 싹둑  싹둑 잘라다 소쿠리담아  들여다주며

 

아까우니... 시레기로 하지말고...

김치를 담그란다....

 

65년 살면서 올해보다 맛난 김치 못먹었다고

살살 간지러댄다....

 

아니!  김장을 해서  나눠줄 사람  한통씩 크든 작든

나눠줬으면 됐지...

사무실 아가씨들  김치통 비워 닦아주며 

`회장니~임    너무 맛있어요  한다고   그때마다

한통씩  담아랜다..  것도  도라지 고추장장아찌 까지

같이 담아달랜다..

 

아니~ 서방님...  자꾸만 그렇게 나르실라믄

우리 김장 또 한번 해야것소..  세번씩이나 날랐으면 됐지

새봄이 오도록  갔다 나를깜요?  했더니..

 

`그래..그것 좋은 생각이야..  김장 한번 더하지 뭐>>

하며  납짝 배추 캐내어  안겨주며  또  김치담아란다.

 

이왕지사 또 할라몬  이것가지고  되나?

 

근데... 안할끼구마...  날이 추워오니까  꼼짝도 하기싫다.

서방님 퇴근해오면  반찬도 해주기 싫다.

그냥 기도 후딱 해치우고  

 

`야  딸래미... 아버지 오시면  뭐 뭣  해가지고  밥상 채려드리라`

하고는  얼른 들어가  콜콜 ~  자버리는   못된 마누라...되고 말지요.

 

그나 저나..   저 배추를   어째야 될지  모르겠네..

국을 끓일까...   김치를  맹글까...

 

뜯어다 놓고는  우리서방님... 밤마실  또 나가셨구먼..

 

마누라   당신이  말리면  내 안가겠는데...해서

괜히 으쓱해서  그럼 가지말고  일찍 자고 일어나

산을 가든지  성당을 가든지  하자고 했더니..

 

`그런데... 하늘같은 신부님하고  약속했으니

가야된다고.. 

삼십육계  줄행랑  이더라.....

 
201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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